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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가 소녀상 반대하면 '왜?'라고 질문해야죠"

[인터뷰]분성여고 역사동아리 '스포트라이트' 한달만에 800만원 모금 '성원 폭발'…"학교의 응원 믿었다"

뉴스1 제공 |입력 : 2017.08.15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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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윤다정 기자 =
(김해분성여고 역사동아리 '스포트라이트' 제공) © News1
(김해분성여고 역사동아리 '스포트라이트' 제공) © News1

'고3이 소녀상은 무슨. 공부나 해라.'
'골치 아프게 정치적 문제와 엮일 수 있는 활동은 허락할 수 없다.'

광복 70주년이던 2015년, 향후 수년간 논란의 불씨가 될 한·일간 일본군 '위안부' 합의가 체결됐다. 특히 '최종적이고 불가역적인 해결' 문항에 반발해 여론은 들끓었다. 청소년들도 예외는 아니었다.

2016년 5월 시작된 서울 이화여고 역사동아리 '주먹도끼'의 '우리 학교 작은 소녀상 건립 운동'에 많은 청소년이 동참했지만, 청소년의 사회적 발언을 유별나게 여기거나 용인조차 하지 않는 교내외의 압력에 좌절을 맛보는 사례도 적지 않았다.

김해 분성여고 역사동아리 '스포트라이트'는 특별했다. 가로세로 50㎝ 크기의 소녀상 건립을 위해 필요한 500만원을 충당하고도 남는, 무려 약 800만원이라는 거금이 한 달 만에 모금됐다. 교내의 학생과 교직원은 물론, 지역사회의 학부모와 졸업생들도 이들의 작은 발걸음에 격려와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광복 72주년과 5번째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일을 맞아 뉴스1과 만난 '스포트라이트'는 5명의 부원과 지도교사인 조진호 교사로 구성됐다. 자신들을 '분성여고의 자랑'이라고 수줍게 소개한 '스포트라이트' 회장 이수경양(17)은 "지난 5월경 이화여고 주먹도끼의 '전국 100개의 작은 소녀상 건립 운동'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프로젝트를 추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학생과 교직원을 넘어 졸업생, 학부모, 지역사회 주민 등 김해 지역 공동체의 참여를 유도하자는 목표를 세웠다. "이왕 할 거면 좀 더 크게 해 보자, 할 수 있다!"라는 마음으로, 가로세로 30㎝에서 더욱 '스케일'을 키워 가로세로 50㎝ 크기의 소녀상을 세우기로 하고 소녀상 작가에게 개별 제작을 의뢰했다.

건립 추진 활동은 일사천리로 이뤄졌다. 지난 6월12일에는 학생과 교사, 학부모 등으로 구성된 '김해분성여고 평화의 소녀상 건립추진위원회'를 발족했다. 같은달 19일에는 학생과 교직원을 대상으로 한 1차 모금을, 7월3일에는 지역 주민 등을 대상으로 한 2차 모금을 시작했다.

뜨거운 성원이 줄을 이었다. 학급 도움반(장애인 학생 특수학급) 학생들이 카페 운영 수익금을 건립 기금으로 써 달라며 찾아오거나, 지역주민이 일본군 '위안부' 기림일을 기념해 끝자리를 814원으로 맞춰 모금에 참여하는 등 의미 있는 반응이 이어졌다.

이렇게 불과 한 달여 만에 모인 금액은 797만3782원에 이르렀다. 소녀상 제작비용인 500만원을 훨씬 뛰어넘는 많은 액수였다. 논의 끝에 차액은 정의기억재단의 '위안부' 피해자와 손잡는 20만 동행인 캠페인에 기부하기로 했다.


(김해분성여고 역사동아리 '스포트라이트' 제공) © News1
(김해분성여고 역사동아리 '스포트라이트' 제공) © News1

이양은 "역사 수업 시간이 아니더라도 많은 선생님께서 수업 시간에 일본군 성노예제와 관련한 이야기나 수업 활동을 많이 하셨다"며 "학교에서 우리의 결정을 응원해 줄 것이라는 믿음도 있었다"고 자랑스럽게 회상했다.

일부 다른 학교 학생들이 교장 등 학교 당국의 반대에 부딪혀 소녀상 건립에 실패했다는 소식은 충격이었다. 그는 "학생들 스스로 힘을 모아 소녀상을 건립하려는 것은 허락을 받을 문제가 아니다. 도움이 필요하다면 요청할 뿐, 반대한다고 해서 못할 것은 없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러면서 "일본이 소녀상을 철거하라고 할수록 전국의 고등학교에 소녀상을 잇따라 세우는 것처럼, 학생들의 목소리를 억압하려 한다면 '왜 그래야 하는데요?'라는 질문을 끝없이 던져야 한다"며 "누군가는 버릇없다 할지도 모르지만 이런 물음을 던지지 않는 이상 억압하는 학교도, 순응하는 학생들도 절대로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해분성여고의 작은 소녀상은 2학기 개학 직후인 오는 9월1일 세워진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 연대 활동의 일환으로 윤미향 정대협 대표를 학교로 초청해 강연회도 열기로 했다.

앞으로의 활동 계획에 대해 이양은 "1학기에는 어폴로지 공동체 상영, 카드뉴스 제작, 플래시몹 등 공동체 참여와 실천을 꾀하는 활동을 했지만, 2학기에는 전시성 활동보다는 인권에 대한 공부를 하고 토론하는 등 내적인 지식을 함양하는 활동을 주로 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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