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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로 세상에 빛을" 삼성전자 '릴루미노' 개발팀

[피플]삼성전자 사내 벤처 C랩 출신…"3억명 중 2억5000만명의 앞을 비춰줄 수 있다고 기대"

머니투데이 김성은 기자 |입력 : 2017.09.06 0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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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삼성전자 C랩 '릴루미노' 개발팀 김용남 팀원, 조정훈 리더, 김승찬 팀원/사진=홍봉진 기자
(왼쪽부터)삼성전자 C랩 '릴루미노' 개발팀 김용남 팀원, 조정훈 리더, 김승찬 팀원/사진=홍봉진 기자

#첫 시작은 단순한 호기심이었다. 가까운 지인 중 시각에 불편함을 느끼는 사람이 있는 것도, 봉사활동 경험이 많은 것도 아니었다. 막연히 새 일을 해보고 싶었던 팀원도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전세계 시각장애인 3억명 중 2억5000만명에게 빛을 돌려줄 수 있다는 자신감과 사명감이 생겼다.

삼성전자 사내벤처 육성 프로그램 C랩(크리에이티브랩)의 '릴루미노' 애플리케이션(앱) 개발팀 얘기다. 릴루미노는 라틴으로 빛을 되돌려준다는 뜻이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20일 시각장애인용 시각 보조 앱 '릴루미노'를 오큘러스 스토어에서 무료다운받을 수 있도록 공개했다.

조정훈 팀 리더(44)가 우연히 시각장애인 중 92%가 여가활동으로 TV 시청을 즐긴다는 인터넷 기사를 접하고 '정말일까?'란 의구심에 관련 조사를 한 것이 앱 개발의 발단이었다. 조 리더는 시각장애인 중 앞을 전혀 못 보는 '전맹'은 약 10% 수준이고 나머지는 잔존시력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그는 "시각장애인에 대해 가졌던 편견과 무지가 부끄러웠다"며 "시각보조기구가 수백~천만원대에 달한다는 사실에, VR(가상현실) 기기를 활용하면 보다 접근성 있는 기기를 만들 수 있겠다는 아이디어가 떠올라 지난해 5월 C랩 과제에 착수했다"고 말했다. 이후 7~9월, 영상디스플레이(VD) 사업부 소속 개발진 김용남 팀원(40), 김승찬 팀원(27)을 충원했다.

처음 부딪친 난관은 의학지식이 부족하다는 점이었다. 김용남 팀원은 "시각장애인이 VR을 통해 앞을 볼 수 있도록 알고리즘을 개발하겠다는 도전의식에 일을 시작했다"면서도 "막상 해보니 관련 배경지식이 없고 질환의 종류, 원인, 양상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다"고 말했다.

일례로 앞이 잘 보이지 않는 원인에는 굴절장애, 터널시야, 백내장, 녹내장 등 여러 원인이 있고 그에 따른 프로그램도 달라야 했다는 것.

개발팀은 이 분야 권위자라 할 만한 의료진 중 중앙대 병원 문남주 교수를 찾았다. '맨땅에 헤딩'하는 심정으로 지난해 11월 무작정 문 교수를 찾아가 조언을 구했다. 문 교수는 의외로 "한국에도 이런 기기가 나올 때가 됐다"며 조언에 응해 올해 1~7월까지 임상시험까지 마칠 수 있게 도와줬다. 그 결과 앱을 활용하면 최대 교정시력이 0.1인 시각장애인의 시력이 0.8~0.9까지 향상된다는 결과도 도출했다.

직접 기기를 써보고 소감이나 불편한 점을 가감 없이 말해 준 시각장애인들도 큰 도움이 됐다.

개발 초창기, 시제품을 들고 사회복지관을 찾아갔지만 '잘 안보인다'거나 '화면이 느리다'는 부정적 반응이 많았다. 좌절하던 찰나, 한 1급 시각장애인이 릴루미노를 체험하더니 "혹시 앞 테이블에 여성분들이 앉아 있고, 그분이 단발머리가 맞냐"고 말한 순간, 팀원들은 '잘하면 할 수 있겠다'는 전율을 느꼈다.

해외에서 고가의 시각보조기기를 사왔지만 효과를 보지 못했던 한 중년 여성, 음악을 전공하고 싶지만 악보가 잘 안보였던 학생 등이 릴루미노를 통해 조금이나마 앞을 볼 수 있게 됐다. 팀의 보람과 자신감도 점점 커졌다. 안타까운 일도 있었다. 나이가 너무 어린 시각장애인은 VR기기를 착용하는 것이 불가능했다.

팀이 올 8월, 안경 형태의 착용이 용이한 기구를 만들겠다며 신규 C랩 과제에 착수한 것도 이런 피드백을 담아서다. 삼성전자 내에서 2년 연속 C랩 지원을 받은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팀원도 6명으로 늘었다. 삼성전자의 우수한 이미징 프로세싱 기술을 활용하면 좀 더 합리적인 가격대의 제품도 내놓을 것이란 기대다.

김승찬 연구원은 "지난 5월 말 릴루미노를 통해 어머니 얼굴을 알아본 한 학생의 사례가 유난히 기억에 남는다"며 "더 많은 시각장애인분들께 도움이 돼야겠다는 책임감을 갖고 과제에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 이 기사는 빠르고 깊이있는 분석정보를 전하는 VIP 머니투데이(vip.mt.co.kr)에 2017년 9월 5일 (15:37)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김성은
김성은 gttsw @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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