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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봉 2억 삼성 명함 내려놓고…"세상 바꾸는 희열 무엇과도 못 바꾸죠"

[피플]박도형 모닛 대표 인터뷰…삼성전자 C랩 스핀오프 6개월 신나게 일하는 이유

머니투데이 심재현 기자 |입력 : 2017.11.09 05:38|조회 : 95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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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모닛
/사진제공=모닛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는 무언가를 만든다는 느낌은 어떤 것과도 바꿀 수 없죠."

지난 6일 서울시 서초구 모닛 사무실. 서글서글한 웃음을 짓던 박도형 대표(45·사진)의 표정이 한순간 진지해졌다. 영유아 육아 솔루션 스타트업 모닛이 문을 연 지 6개월여. 박 대표는 지난 3월까지만 해도 삼성전자 (2,791,000원 상승2000 0.1%) DMC연구소에서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 시리즈'의 디자인 담당 연구원이었다.

2009년 삼성전자에 경력으로 입사한 지 8년 만에, 그것도 갤럭시 시리즈가 잘 나갈 땐 2억원에 가까운 연봉을 받았던 그가 선망의 직장을 뒤로 하고 인생 2막 도전에 나선 것은 '새로움에 대한 갈망' 때문이었다. 박 대표는 "큰 기대 없이 시작한 시트콤이 다큐멘터리가 됐다"고 너스레를 떨다가 '확신이 있었냐'는 질문을 던지자 이내 표정을 고치곤 "더 늦기 전에 가슴 뛰는 일을 찾고 싶었다"고 말했다.

계기는 삼성전자의 사내벤처 육성 프로그램 C랩이었다. 2년 전 박 대표가 첫 아이디어를 내고 친하게 지냈던 삼성 계열사 후배들에게 C랩을 제안했을 때 모두들 흔쾌히 손을 잡았다. 박 대표 못지 않게 "무엇보다 신나서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싶다는 공감대가 컸다"고 한다.

그 뒤로 모닛이 창업하기까지 과정이 쉽진 않았다. 1년 동안의 사내 공모전 경쟁과 또 1년의 창업 준비과정까지 2년이 걸렸다. 여전히 고단한 길을 걷고 있지만 중도포기를 염두에 뒀다면 애초에 시작도 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게 박 대표를 포함한 삼성 출신 창업멤버(김주호·백재호·윤여환·이정훈·임성철 이사)의 고백이다. 삼성전자 C랩에선 최악의 경우 5년 안에 복귀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고 있다.

모닛의 주력제품인 '스마트 아기띠'와 '기저귀 센서' 아이디어 역시 끊임없이 새로운 가능성을 찾는 고민의 과정이 없었다면 나오기 힘들었다. 6살, 4살 두 딸을 둔 박 대표 스스로 하루에도 몇 시간씩 아기띠를 메고 있다가 허리통증으로 열흘 동안 병원 신세를 진 게 '스마트 아기띠'의 시작이었다.

모닛 주력제품인 '기저귀 센서 베베핏'과 '공기질 측정 허브'. /사진제공=모닛
모닛 주력제품인 '기저귀 센서 베베핏'과 '공기질 측정 허브'. /사진제공=모닛
스마트 아기띠는 어깨로 메는 아기띠의 구조에 허리에 묶는 힙시트를 접목한 제품이다. 아기를 안고 있다가 어깨에 통증이 오기 시작하면 힙시트를 펼쳐 허리로 받치고 다시 허리가 아파지면 힙시트를 접고 어깨띠로 무게 중심을 옮기는 방식이다. 간단한 아이디어지만 모닛 이전에는 이런 제품이 없었다.

현재 모닛의 육아 솔루션은 온·습도, 가스 등을 감지해 아기의 대·소변 상태를 알려주는 '기저귀 센서 베베핏'과 '공기질 측정 허브'로 발전했다. 손가락 두마디 크기의 원형 센서는 온도·습도·가스·터치·자이로센서를 통해 아기의 대·소변 상태를 실시간으로 감지해 알려준다. 해외에도 유사한 제품이 있지만 대·소변까지 구분하는 제품은 베베핏이 유일하다.

좌충우돌 지나온 삶의 지난한 궤적은 새로운 도전을 준비하는 자산이 됐다고 박 대표는 돌이켰다. 대학 때 미술 디자인 전공으로 삼성전자에 입사하기 전 GS홈쇼핑 등 패션업계에서 일한 경험이 아기띠 소재 개발 과정에서 적잖은 도움이 됐다. 박 대표는 "그때의 경험과 노하우가 나중에 이렇게 쓰일 줄은 몰랐다"며 "무엇이든 주저하지 않고 부딪혀 경험하는 게 중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창업 이후 박 대표는 미국과 중국시장에 힘을 쏟고 있다. 유아동 시장이 작은 국내에 비해 해외시장은 가능성이 훨씬 더 크기 때문이다. 아기를 어릴 때부터 따로 재우는 서구문화에서 정확도가 높은 기저귀 센서는 매력적인 제품일 수 있다. 최근엔 요양병원을 중심으로 성인용 기저귀 센서 관련 문의도 들어오고 있다. 미국 플로리다·중국 항저우 지역 요양원과 협의가 진행 중이다.

박 대표의 목표는 단순히 매출을 많이 올리는 기업이 아니다. 세상을 변화시킨다는 게 거창한 것 같지만 소소한 일상에서 삶을 보다 윤택하고 의미 있게 만드는 데 작은 밀알을 보태자는 생각이다. 창업 이후 반년 만에 충원한 6명의 직원까지 총 12명의 임직원이 육아제품을 판다는 생각보다 육아 문화를 개선할 수 있다는 데서 오는 보람이 더 크다고 자신하는 이유도 여기 있다.

"대기업 직원도, 스마트업 직원도 힘들기로 치면 비슷하죠. 하지만 새로운 길을 찾으면 기회가 따라오는 것 같아요. 제자리에 머물면 안락하긴 하지만 한계가 있잖아요. 꿈꾸는 자에게 길이 열린다고 믿습니다."

※ 이 기사는 빠르고 깊이있는 분석정보를 전하는 VIP 머니투데이(vip.mt.co.kr)에 2017년 11월 8일 (17:37)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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