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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안내서 올림픽 길라잡이까지…"다시오고 싶은 한국 만들래요"

[피플]관광공사 관광통역안내전화 1330 안내원 교육담당, 복수진 한국코퍼레이션 교육강사

머니투데이 배영윤 기자 |입력 : 2018.02.05 0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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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수진 한국관광공사 관광통역안내전화(1330 콜센터) 교육강사/사진=이기범 기자
복수진 한국관광공사 관광통역안내전화(1330 콜센터) 교육강사/사진=이기범 기자


"'내가 한국의 얼굴이자 대표, 대통령이다'라는 생각 없이는 이 일을 해낼 수가 없어요."

한국관광공사 관광통역안내전화 1330 콜센터안내원 교육을 맡고 있는 복수진 한국코퍼레이션 운영1팀(한국관광공사) 교육강사(사진·31). 앳된 얼굴, 상냥한 미소, 조근조근한 말투로 기자를 반기던 그는 일 이야기를 시작하자 눈빛이 달라졌다. 지난 2일 오후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한국코퍼레이션 사무실에서 그를 만났다. 여느 회사 같으면 여유있는 금요일 퇴근 시간인데 이곳은 쉴 새 없이 걸려오는 전화와 상담 소리로 시끌벅적했다.

한국관광공사가 관광통역안내 전화서비스(이하 1330)를 시작한 건 1999년. 여러 업체를 거쳐 지난 2009년부터 한국코퍼레이션이 맡고 있다. 1330 위탁업체 중 가장 오랜기간 운영 중이다.

복 강사는 2012년 이곳에 입사해 1330과 인연을 맺은 지 올해로 7년째다. 처음 3년간 중국어 안내를 맡았고, 이후 이곳의 '유일한' 교육강사로 일하고 있다. 2015년엔 한국방문위원회 종사자미소국가대표로 선정됐고 그해 한국관광공사 사장 표창도 받았다.

대학에서 호텔조리학을 전공한 복 강사의 꿈은 전 세계에 한식의 우수성을 알리는 '한식 전도사'였다. 중국 쑤저우 신라호텔에서 한식부 조리사로 일하며 꿈에 한걸음씩 다가가기 위해 하루하루 열심히 살았다. 타국에서 한식의 매력을 알리는 일 만큼이나 '외국인으로 살아가는 것'은 쉽지 않았다.

"중국에서 3년간 살면서 아프거나, 살던 집에서 쫓겨나는 등 많은 어려움이 많았어요. 그때마다 주변 중국인들이 외국인인 저를 가족처럼, 자국민처럼 도와줬어요. 한국에 돌아와서 제가 받았던 도움과 그때 느꼈던 고마움을 중국인들에게 보답하고 싶었죠."

'한식 전도사' 꿈은 잠시 미루고 한국을 찾은 중국인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곳에서 일할 수 있다면 어디든 지원했다. 면세점, 성형외과 등 중국인들이 많이 찾는 곳이라면 어디든 지원했다. 하지만 판매직이 잘 맞지 않아 길게 하지 못했다. 그러다 1330을 알게 됐다. 복 강사는 "워낙 스펙 좋은 분들이 많이 지원해 떨어질 거라 생각했는데 운 좋게 붙어 지금까지 일하고 있다"며 "관광은 음식과도 연관이 깊어 내가 하고 싶었던 일과 접목할 수 있어 '천직'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복수진 한국관광공사 관광통역안내전화(1330 콜센터) 교육강사/사진=이기범 기자
복수진 한국관광공사 관광통역안내전화(1330 콜센터) 교육강사/사진=이기범 기자
과거엔 단순한 정보에도 고객 만족도가 높았다. 누구나 스마트폰으로 검색이 가능한 지금, 고객들 눈높이가 높아져 웬만한 상담으로는 성에 안찬다. 최적의 상담을 위해 누구와 언제, 어떤 목적으로 방문할 건지, 어떤 여행 스타일을 좋아하는지까지 세세히 물어본다. 어떤 질문에도 막힘없이 대답해야 하기에 안내원들은 그야말로 한국의 모든 것을 아는 '척척박사'가 돼야 한다.

복 강사는 바쁜 시간을 쪼개 관광 관련 세미나와 강연도 챙겨 듣고 회사에서 일정금액 지원하는 답사제도를 통해 미처 알지 못했던 관광지를 직접 찾아가서 얻은 생생한 정보와 감동을 꼼꼼히 파일로 정리해 동료, 고객들과 공유한다. 지난해 말부터 평창올림픽 특별콜센터까지 시작해 올림픽 공부까지 하느라 흰머리가 부쩍 늘었다.

국내외 관광객 상대로 24시간 무료로 운영하는 1330에는 그야말로 전 세계에서 별의별 전화가 걸려온다. 듣기 힘든 욕설과 성적 농담부터 한·중 정치적 이슈까지 토로한다. 올림픽 콜센터에는 '왜 북한 선수들이 오냐'는 항의전화도 온다. 복 강사 역시 '강성 고객' 때문에 해고에 대한 두려움으로 눈물로 하루하루를 보내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도움을 요청한 외국인들의 어려움이 해소되고, 그들이 고마움을 표하고 한국에 대한 좋은 감정을 안고 고국으로 돌아가는 것을 생각하면 힘이 난다.

복 강사는 "한국관광산업이 발전하면서 신규 관광지 개발이 많아진 반면 일시적으로 운영되고 잊혀지는 곳이 적지 않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만의 정서를 느낄 수 있는 곳을 보존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그것을 제대로 알리는 게 우리의 일"이라고 말했다.

오는 8일부터 평창동계올림픽 폐막식까지 강릉올림픽파크 내 코리아하우스에 있는 관광안내소에서 근무한다. 복 강사는 "대부분 전화로만 응대하던 국내외 관광객분들을 현장에서 직접 만날 생각을 하니 정말 기대된다"고 말했다.

그는 "나 뿐만 아니라 모든 안내원들이 말 한마디, 작은 행동 하나에도 우리나라 이미지가 실추될 수 있다는 생각에 성심성의껏 일하고 있다"며 "그에 비해 근무 여건이 열악해 직원들의 처우 개선을 위한 노력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가 중국을 '제2의 고향'으로 생각하듯 한국을 '제2의 고향'으로 생각하고 자주 찾는 외국인이 많아졌으면 해요. 업무는 물론 일상 생활에서도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할 거예요. 나이가 들어서는 한국의 문화를 알리는 문화해설사로 일하고 싶어요."

복수진 한국관광공사 관광통역안내전화(1330 콜센터) 교육강사/사진=이기범 기자
복수진 한국관광공사 관광통역안내전화(1330 콜센터) 교육강사/사진=이기범 기자

배영윤
배영윤 young25@mt.co.kr facebook

머니투데이 문화부 배영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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