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株 쇼크, 이제부터 시작?

머니투데이

김지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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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치보기 기간이 너무 길었던 것일까. 약보합에 머물던 건설주들이 신용평가 A등급인 남양건설이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했다는 소식에 5일 일제히 급락했다.

상승한 종목은 찾기 힘들고 대형사나 중소형사를 가릴 것 없이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스(PF) 부실 공포가 엄습했다. 낙폭은 오후 들어 심화돼 이날 건설업종 지수는 -2.9%로 전 업종을 통틀어 등락률 최하위를 나타냈다.

남광토건 (6,390원 ▲120 +1.91%)이 -11.3%로 낙폭이 가장 컸고 진흥기업 (959원 ▲3 +0.31%), 삼부토건 (1,605원 ▼122 -7.06%), 고려개발 (11,000원 ▼50 -0.5%), 성지건설 (671원 ▲116 +20.9%), GS건설 (15,570원 ▼170 -1.08%) 등은 4% 이상 하락했다.

미분양 물량은 증가하고 자금난이 가중되면서 건설사들의 유동성이 급속도로 악화되고 있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전체 금융권의 부동산 PF 연체율이 2008년 6월말 3.5%에서 지난해말 6.3%로 증가했다. 지난해말 현재 부동산 PF 대출액은 총 82조4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이중 61.8%가 은행에 몰려 있다.

중소 건설사들의 경우 한국기업평가가 분석한 자료에는 주요 37개 업체의 PF 우발채무 잔액이 50조1000억원에 달한 것으로 돼 있다. 이를 근거로 대우증권은 올해 상환해야 할 PF 우발채무를 2조1000억원으로 추정했다. 여기에 공사비와 회사채 등을 모두 합산하면 상장 중소 건설사들에게 필요한 현금은 총 5조2000억원에 육박한다.

그러나 이들이 보유한 현금은 2조1000억원으로 추정되는 실정이다.

대우증권 송흥익 연구원은 "중소 건설사들에게 현금이 부족한 상황에서 현재 짓고 있는 아파트를 포함해 매각률이 20%라고 가정하면 8000억원의 현금이 유입되고 초기 입주율이 30%일 경우 1조원이 추가로 들어오지만 여전히 1조3000억원 이상 현금이 부족하다는 결론이어서 유동성 위험은 더 확대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중소건설사에 국한할 것으로 예상됐던 유동성 위기에 의한 주가 하락이 대형사로 번지는 상황에서 건설주에 보수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아무리 대형사가 해외 플랜트 매출 비중이 높다 해도 주가는 심리에 의해 움직이는 만큼 투심 회복이 급선무라는 지적이다.

한화증권 이광수 연구원은 "남양건설과 같은 충격이 일시적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당분간 이어질 거라는 데 주목해야 한다"며 "해외 수주가 많은 대형사들도 건설업황에서 아주 벗어나지 못하기 때문에 주가에 영향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