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락하는 SBS株, 홀딩스가 구원 나섰지만

머니투데이

권화순 기자

월드컵 단독 중계에 대한 우려감과 시청률 부진으로 SBS (19,620원 ▼170 -0.86%) 주가가 곤두박질치자 최대주주인 SBS홀딩스가 자회사의 주가 부양에 나섰다.

1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SBS홀딩스 (1,930원 0.00%)는 지난 7일 자회사인 SBS의 보통주 5만6000주를 장내 매수했다. 지분율은 종전 30%에서 30.31%로 늘었다. SBS홀딩스가 SBS 주식을 사들인 것은 2008년 지주회사 출범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최근 SBS 주식이 바닥을 모르고 추락하자 최대주주인 SBS홀딩스가 주가 부양을 위해 움직인 것이다. SBS홀딩스 관계자는 "SBS주가가 최근 과도하게 빠졌다고 판단했다"면서 "여유자금을 가지고 지분을 산 것"이라고 설명했다.

취득 당시 SBS 주가는 3만3918원이었다. 그러나 홀딩스의 자사주 매입에도 불구하고 SBS주가는 바닥을 모른 채 하락하고 있다. 지난달 1일 수년간 유지해 온 4만원 대가 붕괴됐다. 지난 3일에는 3만3750원까지 떨어졌다가 이날은 3만49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기관들이 연일 너도나도 SBS주식을 매도한 영향이 크다. 이는 일차적으로 SBS의 실적 부진에 따른 것이란 설명이다. SBS는 동계 월드컵 단독 중계에도 불구하고 지난 1분기 9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이렇다할 '히트' 드라마를 내놓지 못한 탓에 전달 광고 매출액도 방송 3사 가운데 꼴찌를 기록했다. 1,2위와의 격차도 더욱 벌어졌다.

민영상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SBS의 4월 방송광고비 증가율은 11.3%로, 시장전체 시청률(29.2%)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라면서 "최근 시청률 부진 영향을 감안하더라도 지나치게 부진한 성장률"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SBS홀딩스가 SBS 주식을 추가로 살 수 있었던 것은 지난 1월 26일부터 지상파 방송의 최대주주 보유 지분 상한선이 종전 30%에서 40%로 확대됐기 때문이다. 방송 3사 가운데선 SBS만 해당이 되며, 이 때문에 법 개정의 최대 수혜주는 SBS라는 지적이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