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조 국내 최대 리츠, 땅도 못파고 '무산'

머니투데이

이군호 기자

↑코리츠가 개발하려던 서울 문정동 가든파이브 복합시설용지

총 사업비 1조6000억원에 달하는 초대형 부동산투자회사(리츠)로 주목받은 더블유식스개발전문위탁관리리츠(이하 더블유식스리츠)가 자금조달 불발로 무산됐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토해양부는 지난달 코리츠가 설립한 더블유식스리츠의 영업인가를 취소했다. 이 리츠는 서울 송파구 문정동에 소재한 가든파이브 복합시설용지 7만2727㎡를 매입해 아파트 1050가구, 오피스텔 3400실, 명품아울렛 로드숍, 특급호텔, 공연장, 전시장, 부대시설 등을 개발하는 프로젝트다.

토지매입비용만 7000억원에 달하고 공사비와 부대비용 9000억원까지 합하면 총 1조6000억원이 투입되는 초대형 민간개발 프로젝트로 리츠로만 따지면 국내 최대 규모다.

올초 국토부로부터 토지매매계약을 하는 조건으로 영업인가를 받았으나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토지를 취득하지 못해 결국 인가가 취소됐다. 국토부 관계자는 "토지매매계약을 할 수 없는 상황이 되자 사유서를 내고 인가를 철회했다"고 말했다.

더블유식스리츠의 영업인가 취소로 시장 활성화를 위해 초대형 리츠 탄생을 기대했던 업계는 실망하는 분위기다. 코리츠는 단독으로 자금조달이 어려워지자 리츠업계 전체가 연합해 사업을 추진하는 방안을 제안했지만 금융시장 경색의 여파로 이마저도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다.

코리츠 관계자는 "펀딩시장이 급속히 위축되면서 계약금조차 내지 못하는 상황에 이르러 인가 철회를 신청했다"며 "리츠 대형화 기회가 무산된 게 가장 아쉽다"고 말했다.

다른 리츠 관계자는 "애당초 성공할 것으로 예상하지 않았다"며 "초대형 리츠의 탄생은 필요하지만 현재와 같은 상황의 자금조달시장에서는 기대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한편 서울시 산하 SH공사는 코리츠와의 토지계약이 무산됨에 따라 수의계약을 통해 디더블유문정동업무복합부지개발㈜과 디에이치프로젝트금융투자회사(PFV)에 공급했다. 토지대금은 6800억원으로 두 회사는 이미 계약금 10%를 냈고 올 12월까지 중도금 60%, 내년 12월까지 잔금 30%를 각각 납부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