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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현칼럼]저축銀 대책과 조삼모사

안동현칼럼 머니투데이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 |입력 : 2011.11.09 14:00|조회 : 5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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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현칼럼]저축銀 대책과 조삼모사
조삼모사(朝三暮四)는 널리 알려진 고사다. 송나라때 저공(狙公)이 자신이 키우는 원숭이에게 먹이를 아침에 3개 저녁에 4개 주겠다고 하자 화를 내므로 반대로 아침에 4개 저녁에 3개를 주겠다고 하니 원숭이들이 기뻐했다는 고사다.

그런데 엄밀히 경제학적으로 따져보면 원숭이들의 선택은 합리적이다. 왜냐하면 후자를 선택할 경우 아침에 4개 중 3개만 먹고 나머지 한 개를 저녁까지 대출해서 이자를 받게 되면 원리금이 1개 이상이 되어 저녁에 도합 4개 이상을 먹게 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우리의 일상생활에서 조삼모사보다도 비합리적인 상황이 벌어지곤 한다. 최근 당첨금을 연금식으로 지급하는 연금복권의 인기가 그 중 하나다. 1등으로 당첨되면 향후 20년간 매달 500만원의 당첨금을 지급하는 복권인데 세금을 제하고 5% 정도의 할인율로 현재가치로 환산하면 6억원에 못 미치는 금액이다. 세전 당첨금의 단순 합산 12억의 절반도 되지 않는다. 만약 동 금액을 일시불로 지급받는다면 세후 8억4000만원을 지급받게 된다. 따라서 일시급복권이 훨씬 더 가치가 높다. 사람들이 조사모삼보다 조삼모사를 더 선호하는 셈이다.

경제학적 합리성이 적용되지 않는 것은 복권 구입 자체에도 있다. 복권의 기댓값이 복권구입비와 같아 기대수익률이 0이라도 합리적 위험회피형 투자자라면 위험을 동반하는 복권을 구입하느니 현금을 보유하는 게 낫다. 위험부담에 대한 보상이 없기 때문이다. 재무학의 근간을 이루는 '기대효용이론'으로는 이를 설명할 길이 없다.
그런데 최근 대안으로 떠오른 행태재무학의 확률가중치론은 사람들이 확률분포를 인식하는데 있어 왜곡이 있다고 주장한다. 실제 확률이 작은 이벤트는 확률을 높여 인식하고 반대로 실제 확률이 높은 이벤트는 줄여서 지각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확률이 작은 대박 가능성을 높게 인식하여 복권을 구입한다는 것이다. 더불어 동 이론에 따르면 주식의 위험성은 과대인식하고 후순위채나 ELS등 중간위험의 투자대상은 위험을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최근 국회정무위원회에서 법인심사소위원회가 제출한 저축은행 피해자 보상안을 의결했다. 예금자보호 한도를 넘은 5000만원 이상 6000만원 미만의 예금은 전액 보상하고 6000만원 초과예금과 후순위채의 경우 보상심의위원회에서 보상금액을 결정한다는 것이다. 이에 필요한 재원은 저축은행에 비과세예금을 허용해 이자소득세 감면액으로 충당한다는 것이 주요 골자다.

저축은행 예금 금리는 일반 시중은행에 비해 대체로 1~2% 높은 편이다. 후순위채의 경우 금리가 4~5%정도 더 높다. 이러한 초과금리는 저축은행의 예금이나 후순위채가 시중은행 예금에 비해 위험이 높은데 대한 보상의 성격이다. 공짜가 아니다. 예금가입이나 후순위채 구입시 예금자나 투자자가 상기한 확률의 인식 왜곡으로 위험을 축소 인식했을 개연성이 있다. 카지노나 복권등 일부를 제외하고 도박을 금지하듯 이렇게 비합리성에 기초한 상품은 애초에 일반인에 판매하지 않는 게 상책이다.

더군다나 저축은행이나 판매사, 더 나아가 금융당국이 위험을 축소 인식하도록 오해의 소지가 있거나 사전적 위험확률과 사후적 위험확률 사이에 큰 차이를 낳게 했다면 불완전 판매 및 감독소홀로 이에 대해 보상해야 한다. 필자 역시 그럴 개연성이 있다고 판단하며 피해자들의 공분에 동감한다. 그러나 이는 법의 테두리안에서 해결해야 하며 일괄적 보상은 선례로 남아 향후 금융질서에 있어 형평성 문제 및 모럴해저드를 유발하고 파산법 적용에 있어서도 심각한 후유증을 낳을 수 있다.

더불어 공적자금으로 재원을 마련하면 일반국민들이 낸 세금이 예금자나 후순위 채권자에게 이전되는 '부의 이전'문제가 발생한다. 대신 소득세 감면액으로 충당하겠다는데 이미 낸 세금으로 보상하나 앞으로 낼 세금으로 충당하나 무슨 차이가 있는가? 이야말로 조삼모사 아닌가? 사태의 해결은 피해자들이 소송을 제기하는데 법적 지원을 통해 법률적 원칙하에 보상을 받을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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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개의 소셜댓글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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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 로그인김진휴  | 2011.11.15 02:36

칼럼의 주제는 경제학자 입장에서 바라본 저축은행 사태와 투자자의 risk 인식 오류입니다. 사기꾼 범죄좌와 같은 부분은 이 칼럼에서 다룰 부분이 아니지요. 개인적으로 현재 사람들의 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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