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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벤처캐피털이 '크레이지!' 외친 공유 서비스

베타서비스 기간에 2만1000권 장서 모아...장웅 국민도서관 책꽂이 대표 인터뷰

머니투데이 이경숙 기자 |입력 : 2013.02.09 12:01|조회 : 9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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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웅 국민도서관 책꽂이 대표. ⓒ이경숙
↑장웅 국민도서관 책꽂이 대표. ⓒ이경숙
베타서비스인데도 애서가들의 입소문을 타고 유명세를 얻은 서비스가 있다. 지난 1월 방한한 미국 벤처캐피털 '컬래버러티브펀드'의 크레이그 샤피로 대표는 이 서비스에 대해 "엄청나다(crazy)"며 감탄했다. 국민도서관 책꽂이(www.bookoob.co.kr)다.

이 서비스는 1년 반 만에 2만1000여 권의 책과 3400명의 회원을 모았다. 회원들은 최대 25권의 책을 최장 2개월까지 왕복 택배비만 내고 빌려 볼 수 있다. 자신의 책을 소유권은 유지한 채 맡겨둘 수도 있다. 베타서비스 기간이라 이용료는 아직 없다.

장웅 국민도서관 책꽂이 대표(41)는 "개인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아이에스비엔샵 동업자와 둘이서 국민도서관 일까지 하고 있어서 별도 인건비는 발생하지 않지만, 15평의 서가가 꽉 차 더 이상 책을 맡을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빌려주는 서비스만 제공하고 있는데도 회원은 꾸준히 는다. '언제 책을 맡길 수 있냐', '제발 내 책을 맡아 달라'는 요청도 이어지고 있다. 대체 어떤 매력이 이 서비스에 사람과 책을 끌어들이는 걸까?

이 서비스는 애서가들의 심리를 묘하게 파고든다. 이들은 자신을 성장시켰거나 자신의 추억이 담겨 있는 책을 버리거나 팔길 원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런 책들이 쌓일수록 집은 좁아진다.

장 대표는 "우리는 책을 키핑(Keeping)하는 서비스"라며 "책마다 책 주인이 표시되므로 본인이 원할 때 언제든 다시 찾아갈 수 있다"고 말했다. 내 책의 소유권은 유지하면서 공간은 비울 수 있는 것이다.

애서가를 자극하는 포인트는 또 하나 있다. 책을 맡긴 회원한테는 온라인 서가가 생긴다. 그런데 애서가가 자신의 서가가 텅텅 비어 있는 걸 본다면?
↑국민도서관 책꽂이의 온라인 개인 서가.
↑국민도서관 책꽂이의 온라인 개인 서가.


장 대표는 "처음 이 서비스를 시작했을 땐 회원들이 자기가 읽고 싶은 책은 집에 두고 안 보는 책만 보내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시중에서 구하기 어려운 책까지 좋은 책들이 많이 모여서 놀라웠다"며 "아마 '나의 온라인 책장을 채워야 한다'는 묘한 심리가 작동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내 집에선 가족들로부터 애물단지 취급 받던 책이 국민도서관 책꽂이에 꽂히면 전국 곳곳을 돌면서 누군가로부터 소중하게 읽힌다. 그는 "우리 서비스는 내 책이 살아서 다른 사람한테 가는 걸 보여 준다"며 "그렇게 전국을 돌아도 회원들 모두 책을 소중하게 다루기 때문에 돌아온 책의 상태가 놀랍게 깨끗하다"고 전했다.

사업 아이디어는 실패로부터 얻었다. 예스24를 나와 아이에스비엔샵을 차린 그는 사업 부진으로 직원 없이 홀로 일하는 상태까지 갔다. 고객 전화부터 재고 관리까지 모든 것을 하다 보니 어떤 변화가 감지됐다. 품절 도서를 꼭 구하고 싶다는 고객 문의가 5~6년 사이에 급증했던 것이다.

장 대표는 "온라인서점 발달로 동네서점 없어지자 출판사들이 책을 넓게 뿌리기가 어려워졌고 재고 부담을 줄이려다 보니 베스트셀러가 아닌 책은 빨리 절판을 결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독자들은 서점이나 출판사에서 필요한 책을 구하기 어려워졌다.

일부 책은 도서관에서 구하기도 어렵다. 그는 "도서관이 잘 되어 있는 지자체로 꼽히는 서울시조차도 구립도서관 3분의 1이 보유장서 2만 권 미만"이라며 "내가 찾는 책이 너무 먼 도서관에 비치되어 있어 빌릴 수 없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도서관 자체도 부족하다. OECD 주요국가 공공도서관 수 미국 9221, 일본 3198곳, 한국은 759곳뿐이다.

나라엔 도서관이 부족하고, 개인에겐 공간이 부족하고, 업계엔 절판 도서가 는다. 개인의 보유한 책을 공유하면 이 세 가지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다. 도서관을 짓지 않고도 대형 도서관을 전 국민이 저비용으로 누릴 수 있는 것이다.

그는 "출판사나 서점엔 없는 책도 전국의 누군가는 분명히 소장하고 있다"며 "전 국민이 내가 갖고 있는 책을 공유하면 도서관을 몇 백 개 만드는 것보다 훨씬 적은 비용으로 동일한, 혹은 그 이상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국민도서관 책꽂이 사이트 캡쳐.
↑국민도서관 책꽂이 사이트 캡쳐.
그의 목표는 올해 중 투자자금을 확보해 본격 서비스를 시작하는 것이다. 그는 "파주에선 임대보증금 1000만 원, 월세 100만 원이면 60평짜리 공간을 쓸 수 있다"며 "월 회비 3000원을 내는 정회원 330명만 확보하면 월세가 해결되고 800명을 확보하면 도서관장(장 대표)의 월급이 해결된다"고 말했다.

미국에선 자동차를 공유하는 집카(Zipcar)가 2011년 나스닥에 상장되어 한 때 우리 돈 1조 원 이상의 시가총액을 기록한 바 있다. 2008년 서비스를 시작한 에어비앤비는 전 세계 빈 방을 공유해 192개국 3만5000여개 도시에 30만곳의 숙소를 확보했다.

공유경제, 협력소비라 불리는 신개념의 서비스 벤처들이 한국에서도 성공할까. 이것이 국민도서관 책꽂이를 많은 이가 눈 여겨 보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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