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W보다 SW…개발자 행사가 변하고 있다

머니투데이

이학렬 기자

모바일 OS(운영체제) 개발자 행사가 변하고 있다. 과거에는 HW(하드웨어) 공개에 치우쳤다면 이제는 SW(소프트웨어)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10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모스콘 웨스트에서 열리는 애플의 WWDC(세계개발자컨퍼런스)도 모바일 OS 개발자 행사 트렌드를 그대로 반영했다.

애플은 이번 WWDC를 개최하면서 새 버전의 iOS 및 OS X를 소개할 예정이다. 애플은 최신 iOS와 OS X 관련 기술 개발, 사용 등을 위한 다양한 주제의 기술세션을 진행할 예정이다.

애플 엔지니어들이 체험 세션과 시연 행사를 열고 개발자들이 iOS와 OS X를 최대한 활용하는 방법에 대해 안내할 예정이다. iOS와 OS X의 최신 기능뿐만 아니라 애플리케이션의 기능과 성능, 품질과 디자인을 향상시키는 방법도 소개된다.

필립 쉴러 애플 월드와이드마케팅 수석 부사장은 "이번 WWDC에서 iOS 및 OS X 개발자 커뮤니티와의 만남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애플이 WWDC 2013에서 공개하는 내용은 iOS7, OS X, 아이라디오 등 모두 SW나 서비스다. HW는 맥북 에어나 맥북 프로에 불과하고 이마저도 실제 공개할지는 미지수다.

애플은 과거 WWDC에서 SW뿐만 아니라 전략 제품을 소개했다. 2010년에는 WWDC에서 '아이폰4'를 공개했고 2009년 WWDC에는 '아이폰3GS'를 선보였다. 하지만 2011년 WWDC부터 전략 제품 공개는 없었다.

지난달 같은 모스콘센터에서 개최된 구글 개발자회의인 '구글I/O'에서도 구글은 HW를 설명하지 않았다. 다만 짧게 순정 안드로이드가 탑재된 '갤럭시S4'를 소개했을 뿐이다.

이어 모스콘에서 가까운 곳에서 타이젠연합이 개최한 '타이젠 개발자 컨퍼런스'에서도 새로운 타이젠폰은 공개되지 않았다.

개발자회의는 전세계 개발자가 모이는 만큼 새로운 신제품을 공개하기에 최적의 장소다. 하지만 여러가지를 동시에 공개하면 주의가 분산된다. 실제로 애플은 2010년 WWDC에서 '페이스타임'이라는 파격적인 서비스를 공개했지만 아이폰4에 묻혔다.

삼성전자가 갤럭시S 시리즈나 갤럭시노트 시리즈를 대규모 국제행사가 아닌 별도 행사를 통해 공개하는 것도 더 많은 주목을 받기 위해서다.

애플은 새로운 iOS를 먼저 공개하고 이를 탑재한 아이폰을 공개하는 방식을 사용했는데 이는 개발자에게 준비기간을 주기 위해서다. 새로운 아이폰에 최적화된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한 전략이기도 하다.

다만 일부에서는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더이상 HW를 혁신하기 힘들기 때문에 HW보다 SW에 집중하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아이폰5에 이어 갤럭시S4도 혁신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은 것도 HW혁신이 어렵다는 방증이다.

관련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 시장이 커짐에 따라 가진 것이 많은 애플이나 삼성전자는 모험을 하기 어려워졌다"며 "앞으로 HW 혁신은 다른 경쟁회사가 주도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