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링스톤, 표지에 보스턴 테러범 실었다가 '비난 봇물'

미국 유명 대중음악 잡지 '롤링스톤'이 최신호 표지로 보스턴 마라톤대회 폭탄테러 용의자 조하르 차르나예프의 사진을 실을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USA투데이 동영상 캡처

미국의 유명 대중음악 잡지 '롤링스톤'이 보스턴 마라톤대회 폭탄 테러 용의자의 사진을 표지 사진으로 쓰고 테러범을 미화하는 듯한 기사를 게재해 비난이 일고 있다.

롤링스톤은 오는 19일 발간 예정인 8월호의 표지에 보스턴 테러 용의자 조하르 차르나예프(19)의 사진을 싣고 '폭파범(The Bomber):인기 있고 장래가 촉망한 학생이 가족들로 인해 어떻게 망가졌고, 급진 이슬람주의에 빠져 괴물이 되었는가'라는 12매짜리 기사를 냈다.


롤링스톤은 17일(현지시간) 자신들의 웹사이트에도 이 기사를 게재했다.

17일(현지시간) 롤링스톤 웹사이트에 게재된 기사. /사진=롤링스톤 웹사이트 캡처

이 기사는 차르나예프가 '매력적인 아이(Charming Kid)'였고 밝은 미래가 보장돼 있었지만 그 누구도 차르나예프가 숨긴 고통이나 그가 어떤 괴물이 될지에 대해 알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이 매체는 차르나예프의 사진을 표지에 실은 것은 정치적·문화적으로 당대에 가장 큰 화제를 일으킨 인물을 표지에 싣는 롤링스톤의 전통에 따른 것이라고 기사의 서문에서 밝혔다.


잡지가 발간되자 사건이 벌어졌던 보스턴을 중심으로 독자들의 비난이 퍼져 나가고 있다고 USA투데이는 전했다. 페이스북 등 SNS에는 롤링스톤이 살인자를 '록 스타(rock star)'로 취급했다고 비난하는 글이 쇄도하고 있다.

토마스 메니노 보스턴 시장은 17일(현지시간) 롤링스톤의 소유주인 웨너미디어(Wenner Media) 대표 잰 웨너에게 서한을 보낸 뒤 비판 성명을 발표했다. 메니노 시장은 성명에서 롤링스톤의 행태가 "범죄가 살인자에게 명성을 가져다 준다는 끔찍한 메시지를 재확인해준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메니노 시장은 "보스턴 테러 사건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은 롤링스톤을 공격할 자격이 있다. 다만 나는 롤링스톤이 더 이상 비난할 가치가 있는 잡지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스티븐 머피 보스턴 시의회 의장도 이날 성명을 내고 롤링스톤의 표지가 "역겹다"며 "롤링스톤은 차르나예프를 영웅으로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비난이 쏟아지자 롤링스톤은 성명을 내고 자신들이 보스턴 테러 사건의 피해자들을 잊지 않고 있다고 해명했으나 논란은 쉽게 수그러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 CVS와 월그린 등 대형 유통사들은 롤링스톤 최신호를 판매하지 않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