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비자금' 의혹받은 웨어밸리 어떤 회사?

(서울=뉴스1) 박지혜 기자= 전두환 전 대통령의 미납 추징금 집행에 나선 검찰이 차남 재용 씨의 설립회사를 압수수색한 29일 서울 상암동 웨어밸리에서 한 직원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전두환 일가 미납 추징금 특별환수팀’은 이날 전 전대통령의 차남 재용 씨가 설립한 뒤 전 씨의 측근 손삼수 씨에게 넘어간 데이터베이스 보안업체 ‘웨어밸리’에 대해 압수수색 했다고 밝혔다. 2013.7.29/뉴스1

DB(데이터베이스) 보안 및 성능관리 전문업체 웨어밸리가 전두환 전 대통령의 비자금 유통경로로 활용됐다는 의혹을 받고 지난 29일 서울중앙지검의 압수수색을 받았다.

웨어밸리는 DB 성능을 최적의 상태로 유지시키는 데 필요한 컨설팅과 관련 솔루션을 개발해 제공하는 기업이다. DB를 사용할수록 쌓이는 데이터가 많아지고, 점점 속도가 느려지거나 성능이 나빠지기 마련인데, 웨어밸리는 이 같은 DB관리에 초점을 맞춘 것. 당시로서는 생소한 분야였다.


설립 당시의 자료에 따르면 박재영 초대 대표를 중심으로 10여명의 전문컨설턴트와 개발자들이 모여 만들었다. 박 대표는 한국 오라클에서 고객정보관리팀과 서비스지원팀 등을 거친 7년 경력의 DB전문가. 초기 멤버들 대부분 한국오라클과 현대정보기술에서 경험을 쌓았던 사람들이다.

이 덕분에 사업 초기부터 한국통신, 한국증권전산, 일산병원 등 대형 프로젝트를 수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설립 첫 해 25억원, 이듬해 120억원이라는 매출을 올려 주목을 받았다. 현재 일본과 대만 등 해외시장에서 호평을 받고 있는 DB모니터링 툴 '오렌지'와 DB성능관리 솔루션 '샤크라' 등은 이 당시 독자기술로 개발된 제품들이다.

이후 2003년 7월경 재용씨가 웨어밸리의 대표로 매체 등에 잠시 소개되고, 바로 다음 달에는 재용씨의 사업파트너이자 전 전 대통령의 증여자금 관리인 류창희씨가 대표에 올랐다.


검찰은 재용씨가 웨어밸리를 2001년 1월 설립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는데, 재용씨가 설립 초기부터 투자를 한 대주주인지, 2003년 7월 당시 회사를 인수한 것인지는 모호한 부분이다.

2003년 9월 웨어밸리는 오알솔루션즈코리아로 이름을 바꿨고, 10월부터는 전 전 대통령 재임 당시 청와대 재무관을 지낸 손삼수 현 웨어밸리 대표가 회사를 맡았다. 또 오알솔루션즈코리아는 2004년 3월 다시 웨어밸리라는 이름으로 복귀했다. 현재 손씨는 웨어밸리 주식의 49.53%인 148만5750주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웨어밸리는 최근 몇 년간 일본과 중국, 대만 등지에서 활발하게 사업을 펼쳐왔으며, DB모니터링 분야에서는 일본 내 시장점유율 과반 이상을 차지하기도 했다. 지난해 역시 전체 매출 가운데 절반 가까이가 일본 매출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DB업계 관계자는 "업계에서는 기술경쟁력이 매우 높은 실력있는 회사로 잘 알려져 있다"며 "국내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고 해외 수출도 하고 있는 우수회사"라고 설명했다.

한편 경찰은 이날압수수색을 통해 웨어밸리의 회계장부와 주주명부, 보고서,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을 확보했다. 법인 설립자금을 추적해 웨어밸리 지분의 실소유주와 추징가능성 등도 검토할 것이란 예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