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前직원 "'오빤 MB스타일' 영상 퍼날랐다"

머니투데이

김정주 기자

국가정보원 심리전단팀이 윗선의 지시를 받고 이명박 전 대통령을 찬양하는 내용의 유투브 동영상을 게재한 사실이 드러났다.

3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부장판사 이범균)의 심리로 열린 원세훈 전 국정원장(62)에 대한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전 심리전단 3팀 5파트장 이모씨는 "이 전대통령과 관련해 괜찮은 동영상이 있으니 올리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진술했다.

이씨가 지난해 8월28일 인터넷 사이트 '오늘에 유머'에 올린 해당 동영상은 '오빤 MB스타일'로 이 전대통령의 임기 내 성과를 홍보·찬양하는 내용이다.

이씨는 동영상 게재 이유를 묻는 검찰 측 질문에 "당시 'MB 쥐박이', 'MB 쥐새끼' 등 이 전대통령을 폄훼하는 온갖 동영상이 돌아다니는 상황이었다"며 "이를 반박하는 차원에서 동영상을 올리라는 지시가 휴대폰 문자메시지로 왔었다"고 답했다.

그는 "종북세력을 찾아내는 미끼성도 있었고 홍보성향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털어놨다.

이에 검찰은 "'MB 쥐박이', 'MB 쥐새끼' 등 동영상을 올린 사람은 종북세력에 해당하느냐"고 물었고 이씨는 "전부 종북세력은 아니지만 일부 같은 주장을 하며 북한을 옹호하는 사람들이 있어 경계를 나누기 애매하다"고 진술했다.

그는 "이들 가운데 국보법 폐지나 한미동맹 폐지 등을 주장하거나 천안함 사태 결과가 발표된 뒤에도 국가를 흔들며 북한의 주장에 맞장구 치는 세력이 있다"며 "자신이 종북세력인지 모르고 활동하다가 나중에 자생적 종북세력으로 나아가기 때문에 색출하기가 어렵다"고 밝혔다.

한편 이씨는 특정 정치인을 폄훼하는 내용의 글을 작성한 경위에 대해 "개인적 소회일 뿐 윗선의 지시는 없었다"고 잘라말하며 "원장님 지시강조 말씀 역시 이번 사건이 터진 후에야 전문을 보게 됐다"고 주장했다.

이씨는 "각종 회의 때 당일의 이슈 및 논지가 시달되고 그에 맞춰 활동이 이뤄지지만 원장님 지시강조말씀이 반영돼 있는지 여부는 알지 못한다"고 선을 그었다.

국정원 前직원 "'오빤 MB스타일' 영상 퍼날랐다"

前 심리전단 파트장 "지시 문자 받아… 홍보성향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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