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브리핑] '막장 끝판왕' 에이미 '해결사 검사' 사건의 전말

방송인 에이미(32·본명 이윤지)를 위해 성형외과 원장을 협박한 혐의로 구속영장이 발부된 춘천지검 소속 전모 검사(37)가 지난 17일 오후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에서 3차 조사를 받은 뒤 다시 서울구치소로 호송되고 있다./ 사진=뉴스1

사건이 시작된 것은 2012년 9월이다. 당시 방송인 에이미(32·본명 이윤지)는 프로포폴 불법 투여 혐의로 기소되면서 자신의 담당 검사인 춘천지방검찰청 전모 검사(37)를 처음 만났다.

구속 수감된 에이미는 수감 중 전 검사에게 사적으로 연락을 취해 간염과 우울증으로 인한 고통을 호소했다. 전 검사는 이전에 맡았던 프로포폴 사건 피의자가 사건이 종결된 뒤 자신에게 유서를 남기고 자살한 기억으로 힘들어했고, 에이미에 대한 미안한 마음이 더해져 에이미를 각별히 챙겨줬다.


두 사람은 2012년 11월 에이미가 집행유예로 풀려난 이후 연인 사이로 발전했고, 에이미가 수술 후유증으로 힘들어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 전 검사는 직접 '해결사'로 나섰다.

전 검사는 에이미가 성형수술을 했던 서울 강남구 청담동 한 유명 성형외과의 병원장인 최모씨(43)를 만나 에이미의 재수술을 강요하고 돈을 요구했다.

전 검사는 당초 자신의 신분을 밝히지 않았지만 최씨가 재수술을 해주지 않겠다고 버티자 "재수술을 해주면 다른 검찰청에서 수사 중인 사건이 잘 처리될 수 있게 해 주고, 그러지 않으면 압수수색 등을 벌여 병원 문을 닫게 하겠다"고 협박했다.


전 검사의 압박에 시달린 최씨는 결국 지난해 3월까지 세 차례 에이미를 재수술해줬고 후유증 치료비 변상금으로 총 2250만원을 전 검사에게 송금했다. 전 검사는 이 돈에 마이너스 통장 개설, 담보대출 등으로 변통한 자신의 돈을 보태 에이미에게 1억원 상당의 돈을 보냈다.

한편 이 같은 사실은 최씨의 성폭행 사건 수사 과정에서 드러났다. 최씨의 병원에서 일하던 김모씨(37·여)는 최씨가 자신에게 프로포폴을 투여한 뒤 잠든 틈을 타 세 차례 성폭행했다며 고소장을 제출했고, 수사에 나선 경찰은 최씨의 휴대폰에서 전 검사가 최씨를 협박하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발견했다.

이 과정에서 김씨는 사건을 공개하지 않겠다는 조건으로 전 검사로부터 3000만원을 받았다.

사건이 불거지자 에이미는 당초 자신이 전 검사와 연인 사이가 아니라고 주장했으나 지난 17일 채널A와의 인터뷰에서 두 사람이 연인 사이라고 인정했다.

에이미는 지난 19일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자살을 암시하는 글을 남겨 소동을 빚었으나 무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전 검사는 지난 22일 공갈과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다만 검찰은 재수술을 요구한 것이 검사의 권한 범위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판단해 직권남용 혐의는 적용하지 않았다.

결국 이번 사건은 여자 연예인, 검사, 성형외과 의사, 병원 여직원 등이 등장하고 불법투약, 성폭행, 공갈·협박에 일종의 로맨스까지 더해진 현실판 '막장 드라마'로 결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