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세대 LF 공개, 30살 쏘나타의 디자인 변천사

1985년도 1세대 쏘나타 (왼)와 1988년도 2세대 쏘나타 Y2/ 사진=현대차 제공

4일 현대차가 '신형 쏘나타(프로젝트명 LF) 미디어 설명회'를 열어 7세대 신형 쏘나타 LF의 렌더링 이미지와 제원을 공개했다.

1985년 이탈리아의 대표적인 자동차 디자인 회사인 이탈디자인(Italdesign)에 디자인을 의뢰해 탄생한 1세대 쏘나타부터 현대차의 디자인 철학인 플루이딕 스컬프처(fluidic sculpture)를 적용한 6세대 YF, 그리고 이날 선보인 7세대 LF까지 쏘나타는 국내 자동차 디자인의 혁신을 이끌어 왔다.


◇ 국민중형차의 탄생…쏘나타 II

1988년 출시된 2세대 쏘나타는 쏘나타 역사의 진정한 시작점이었다. Y2는 이탈디자인에 의뢰하지 않고 현대차가 독자적으로 디자인한 최초 모델로 각진 디자인에서 벗어난 라운드형 스타일의 이미지를 처음 형성했다.

국민중형차라 불릴 만큼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3세대 쏘나타 II(이후 쏘나타 III로 부분변경)는 쏘나타 시리즈 가운데 전설적인 디자인으로 꼽힌다(아직도 소나타 II 모임이 있을 정도다).


디자인에 에어로다이나믹스, 즉 공기역학을 적용해 차의 앞 코를 낮추고 몸체를 날렵하게 성형한 스타일을 도입했다.

1993년도 3세대 쏘나타 II(왼)와 1998년도 4세대 쏘나타 EF/ 사진=현대차 제공

◇ 직선카는 지고 볼륨카가 대세로…쏘나타 EF·NF
공학기술이 발전, 혁신적인 디자인 구현이 가능해지면서 쏘나타는 4세대 EF부터 진보적인 스타일로 변하기 시작했다. 차체의 무게를 줄여 심플하고 가벼운 느낌을 강조한 디자인에 미국에서 제작한 HCD 콘셉트카의 볼륨감을 더해 풍성한 곡선미를 강조했다.

5세대 쏘나타 NF는 보다 과감하고 역동적인 디자인으로 현대차만의 개성을 드러냈다. 당시 디자인 부문 경쟁자였던 일본 토요다의 캠리(Camry)를 뛰어넘는 것을 목표로 기술과 디자인 부문에서 많은 도약을 이뤄냈다.

2004년도 5세대 쏘나타 NF(왼)와 2009년도 6세대 쏘나타 YF/ 사진=현대차 제공

◇ 곤충 룩? 호불호 극명한 파격 디자인…6세대 YF
6세대 YF는 쏘나타 시리즈 가운데 가장 파격적인 디자인이다.
일명 삼엽충을 닮은 곤충 룩(look)이라는 악평에서부터 가장 첨단적인 디자인이라는 극찬까지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렸다.

YF에는 현대차 고유의 디자인 철학인 플루이딕 스컬프처(Fluidic Sculpture) 개념이 처음으로 도입됐다. 자연을 모티브로 물 흐르듯 자연스러운 선, 매끄러운 조각과 같은 느낌의 유연함과 역동성이 조화를 이루도록 디자인됐다.

플루이딕 스컬프처는 한국화에서 붓으로 난초 등을 그릴 때 나타나는 필치를 연상하면 쉽게 이해될 수 있다.

플랫폼을 만들고 그 위에 디자인을 입히는 기존의 방식과 달리 난잎을 모티브로 디자인을 먼저 구현한 뒤 그 안에 25000여 개의 부품을 유기적으로 재배치해 현대차만의 독특한 디자인을 완성해냈다.

특히 몸체 옆면을 언더컷(움푹 파인 부분)을 넣어 날렵하고 강인한 이미지를 줬다. 그릴에도 힘을 줘 현대자동차라는 정체성을 강화했다.

현대자동차는 4일 경기 화성 남양연구소 이달 말 출시 예정인 ‘신형 쏘나타(프로젝트명 LF)’의 미디어 사전 설명회를 가졌다. 사진은 신형 쏘나타의 외관 렌더링 이미지 모습이다/사진제공=현대자동차

◇ 절제된 성숙함을 갖춘 프리미엄 룩…7세대 LF
현대차 디자인 철학인 '플루이딕 스컬프처 2.0' 기반으로 한 7세대 LF는 '절제된 선과 균형', '사용자를 이해하고 배려하는 디자인'을 의미하는 '이너 포스'를 콘셉트로 디자인됐다.

고급 중형 세단의 이미지에 스포티한 디자인을 결합시켰고 휠베이스 간격을 넓혀 실내 공간도 극대화했다.

이병섭 현대차 외장 디자인 상무는 "신형 쏘나타 디자인은 절제된 성숙함에 초첨을 뒀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LF 디자인이 최근 출시된 신형 제네시스의 디자인과 유사다는 평을 내놓고 있다. 현대차가 디자인에 플루이딕 스컬프쳐를 도입하면서 쏘나타, 제네시스 등의 각 브랜드에 통일감을 부여하는 패밀리 룩을 지향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이 상무는 "현대차 디자인이 통일감과 일관성을 갖춘 패밀리 룩을 지향하고 있는 만큼 제네시스와 느낌이 비슷할 수 있지만 LF가 제네시스 보다 형처럼 보이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간공학적 설계를 기본으로 한 실내는 넓은 공간에 사용 편의성을 높였다. 각종 차량 기능 조작은 운전자를 최우선으로 배려됐다. 디스플레이 화면은 상향 배치되고, 계기판 내 각종 주행정보도 기능·상황별로 표준화해 간결히 했다.

한편 현대차는 이날 제품 외관 렌더링 이미지 공개를 시작으로 사전계약, 고객 대상 이벤트 등 사전 마케팅에 돌입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