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박스 1위? 다본다, 적자에 자본잠식 '이중고'

머니투데이

김도윤 기자

블랙박스 다본다 홍보사진. /사진제공=다본다 홈페이지

블랙박스 업체 다본다가 지난해 적자를 기록하고 자본잠식에 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다본다는 2013년 매출액 656억원, 영업손실 34억원, 당기순손실 60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총부채 272억원에 자본총계(자기자본) -41억원으로 자본잠식에 빠졌다. 현금성자산은 7164만원으로 1억원을 밑돈다.

특히 다본다 감사를 맡은 우리회계법인은 2012년말 재고자산 42억9900만원에 대한 실사에 입회할 수 없었고 대체적인 방법으로도 이 재고자산에 대해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지 못했다고 밝혔다.

또한 지난해 매출액에서 매출원가를 뺀 매출총이익은 109억원인데 광고선전비 74억원을 집행하면서 영업손실을 기록한 점도 눈에 띈다. 다본다는 SBS 소치 동계올림픽 중계방송에 자막광고를 진행했고, 이 외에도 방송광고 등 여러 매체를 통해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다본다는 차량용 블랙박스 전문회사로 배우 장혁씨를 모델로 기용하며 방송광고를 진행하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유명세를 탔다. CJ오쇼핑에 따르면 다본다는 지난해 홈쇼핑에서 블랙박스 13만대를 판매, 블랙박스업체 중 가장 많은 판매량을 기록했다. 다본다는 자체 집계 결과로도 판매량 기준으로 국내 블랙박스 업계 1위라고 밝히고 있다. 지난해 국내 차량용 블랙박스 시장은 약 120만 대, 금액 기준 2000억원 규모로 추정된다.

하지만 다본다의 재무여건상 회사가 어려움에 봉착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소비자 피해를 주의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회사가 영속성을 유지할 수 없을 경우 피해는 고스란히 소비자에게 돌아갈 수 있어서다.

다본다 관계자는 "회사가 설립 이후 지난해 처음으로 외부감사를 받았는데 감사인들 역시 다본다의 계속성 여부에 대해선 문제가 없다고 인정했다"며 "지난해의 경우 업계 선두 자리를 유지하기 위해 전국 대리점 확보, 판촉비 지원 등에 적극적으로 나서며 판매관리비가 많이 올라가 적자를 기록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지난해까지가 투자의 시기였다면 올해부터는 내실을 다지고 신제품을 출시하면서 이익을 내는 데 집중할 계획"이라며 "올해는 또 자본구조를 견실하게 하기 위한 방안을 검토하는 데 회사의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