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만 요우커' 실어나를 韓中 하늘길 넓어질까

머니투데이

오상헌 기자

한국과 중국정부가 다음주 항공회담을 개최한다. 이번 회담은 2011년 이후 3년 만에 열리는데 중국이 항공시장을 추가 개방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국내 항공업계의 기대감이 어느 때보다 높다.

16일 국토교통부와 항공업계에 따르면 한·중 항공회담이 오는 23~24일 제주 롯데호텔에서 열린다. 양국 정부는 이번 회담에서 항공자유화지역 확대 등을 집중 논의할 계획이다.

국내 항공업계에서 중국시장은 이른바 '대박'에 비유된다. 한류 열풍으로 한국을 찾는 중국인관광객이 매년 폭발적으로 늘고 있어서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을 찾은 유커(중국인관광객)는 433만명으로 전년에 비해 52.5% 급증했다.

지난 1분기 법무부 인천공항출입국관리사무소의 중국인 입국자 수(58만5402명)를 봐도 전년 같은 기간에 견줘 31.5%나 늘었다. 올해 전체 중국인관광객 수는 500만명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한국국적 항공기가 중국으로 가는 '하늘길'은 현재 일부를 제하곤 사실상 막혔다. 자국 항공산업 보호를 명분으로 중국정부가 빗장을 걸어둔 탓이다. 국내 항공사가 자유롭게 취항할 수 있는 곳은 2006년 부분자유화가 이뤄진 산둥성과 하이난성뿐이다. 이외 지역에 취항하려면 일일이 중국당국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중국인관광객이 많이 찾는 제주도도 '일방자유화' 지역이다. 중국 항공사는 마음대로 드나들 수 있지만 국내 항공사는 취항에 제한을 받는다. 중국정부가 협상의 주도권을 쥔 탓이다.

고무적인 건 중국정부의 입장에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는 점이다. 중국은 2000년대 초반 항공산업을 대대적으로 구조조정했다. 국영항공사 중국항공(CA) 동방항공(MU) 남방항공(CZ) 3대 메이저(점유율 합계 65%)를 중심으로 항공산업이 재편됐다. 나머지 대부분 항공사도 3개사의 자회사 격이다.

그러던 중국정부가 지난 2월 LCC(저비용항공사) 육성정책을 발표했다. 10년 이상 유지한 항공정책에 변화를 가한 것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중국정부로선 자국 LCC를 키우기 위해 중국인 여행객 수요가 많은 한국취항 노선을 확대할 필요성이 있다"며 "중국이 야심차게 추진하는 서부대개발 정책 차원에서도 서부지역을 중심으로 항공시장의 빗장을 열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협상 과정에서 진통도 예상된다. 우리 정부나 국내 항공업계의 기대치와 중국정부의 생각이 다르기 때문이다. 국내 항공사들은 베이징과 상하이를 포함, 관광객 수요가 많은 중국 동부·중부지역의 항공자유화를 바란다. 반면 중국은 대개발을 추진 중인 서부 지방도시와 국내 지방도시를 잇는 항공노선의 부분자유화를 염두에 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 결과를 예단하긴 힘들다"면서도 "일본여객 수요가 갈수록 줄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의 항공자유화 지역이 확대된다는 것은 매우 고무적"이라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