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 구조개편 '가속', 최대 수혜주는

삼성SDS의 상장 추진과 함께 삼성그룹 구조개편 수혜주들이 시장의 '핫' 종목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삼성SDS의 기업공개가 사실상 그룹 후계구도를 염두에 둔 구조개편을 위한 수순이라는 점에서 시장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8일 삼성SDS의 상장 추진 소식이 전해지자 관련 종목들의 주가는 일제히 상승세를 보였다.


우선 삼성SDS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삼성그룹 계열사들의 주가가 치솟았다. 삼성SDS 지분 17.08%를 보유 중인 삼성물산은 이날 장중 8.3% 급등하며 52주 신고가를 기록하는 등 보유 지분가치 상승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증권가는 삼성SDS 상장의 최대 수혜주로 꼽히는 삼성물산의 자산가치가 최소 3000억원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서보익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말 삼성SNS 합병 시 삼성SDS의 수익가치(주당 9만1438원)를 적용하면 삼성물산의 자산가치는 2925억원 증가한다"며 "삼성SDS의 수익가치가 더욱 증대될 가능성을 열어 둔다면 삼성물산의 자산가치는 최소 3000억원 이상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SDS의 장외 거래가격을 적용할 경우 삼성물산의 자산가치는 1조원 이상 증가한다는 계산이다. 그러나 시장은 2010년 삼성생명 상장 시 장외가격이 13만원대로 공모가(11만원)를 상회한 경험이 있어 삼성SDS의 장외가를 단순 적용하기는 어렵다고 보고 있다.

삼성SDS 지분 7.88%를 보유한 삼성전기도 이날 장중 3.8% 상승하는 등 기대감을 나타냈다. 최근 연일 '팔자'에 나섰던 기관은 이날 22만주 넘게 삼성전기를 사들였다. 삼성SDS의 최대주주인 삼성전자(지분율 22.5%)도 장중 1% 가까이 오르는 등 강세로 장을 마감했다.

삼성SDS가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종목들은 상한가를 찍었다.

삼성SDS가 지분 47.24%를 보유한 최대주주인 크레듀는 이날 코스닥 시장에서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아 거래를 마쳤다. 삼성SDS가 지분 9.27%를 보유한 한국정보인증도 상한가에 장을 마감했다.

삼성SDS 기업공개 시 벤치마크가 될 수 있는 SK C&C의 주가도 5.24% 급등했다.

전용기 현대증권 연구원은 "삼성SDS가 기업을 공개할 경우 10조원을 초과하는 가치를 보이며 삼성그룹주 중 삼성전자, 삼성생명 다음의 시가총액 순위에 진입할 가능성이 높다"며 "이는 동일 피어(Peer)그룹인 SK C&C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이 본격화되는 것에 대해 시장은 '생각보다 속도가 빠르다'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일단 답답한 시장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 넣어 줄 '대어'가 온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는 반응도 감지된다.

한 시장 관계자는 "(삼성SDS 상장이) 3세 경영권 승계작업의 일환으로 예상했던 일이었지만 생각보다 개편 속도가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SDS가 그룹사내에서 핵심가치를 지닌 회사는 아니지만 이번 상장 계획이 향후 지배구조 개편이 빠른 속도로 이뤄질 것이라는 '신호'를 줄 수 있다"고 평가했다.

박중선 키움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일련의 그룹사 내 지배구조 개편을 위한 움직임이 있었지만 이번 상장은 승계 작업과 관련해 보다 직접적인 계기를 작용한 셈"이라며 "대주주 일가가 보유중인 지분을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지난해부터 삼성그룹은 삼성에버랜드의 사업구조조정, 삼성SDI와 제일모직의 합병, 그리고 삼성종합화학과 삼성석유화학의 합병까지 지배구조 전환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