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배구조 변화된다는데 그룹株펀드 관심 가져 볼까

주요 그룹들의 지배구조 변화가 예상되면서 그룹주 펀드가 들썩이고 있다. 증시전문가들은 단기 투자를 원한다면 ETF(상장지수펀드), 지배구조 변화의 수익을 극대화하고 싶다면 사모 펀드를 활용하라고 조언한다.

19일 펀드 평가사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대신삼성그룹레버리지1.5 A의 3개월 수익률은 9.6%에 달했다. 삼성당신을위한삼성그룹밸류인덱스 A도 같은 기간 7%의 수익을 거뒀다. ETF인 TIGER 삼성그룹과 KODEX 삼성그룹도 각각 6.77%, 6.61% 상승했다. 지난달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심근경색으로 입원하면서 그룹 지배구조가 변화하기 시작해서다.

이 회장 일가가 대주주로 있는 삼성SDS, 삼성에버랜드는 상장을 결의했고 삼성생명은 삼성자산운용, 삼성화재 등 금융계열사의 지분을 모으고 있다. 시장에서는 계열사 상장으로 대주주가 자금을 확보한 뒤 그룹 지배 회사의 지분을 늘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삼성생명도 금융중간지주회사로 전환된다면 금융계열사의 지분을 대폭 확대할 필요가 있다. 이 과정에서 주가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것.

삼성그룹이 지배구조 변화에 시동을 걸면서 경영권 승계가 걸려있는 여타 그룹들도 집중 조명을 받고 있다. 특히 지주사 설립시 세제 혜택을 주는 조세특례제한법이 2015년 말까지만 적용돼 올해와 내년 사이에 지주사 전환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그룹의 다음 타자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 그룹은 현대차다. 현대차그룹은 현대차→기아차→현대모비스→현대차로 이어지는 순환출자구조를 갖고 있다. 그룹을 지배하는 회사는 현대모비스지만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지분은 6.96%에 불과하다. 정의선 부회장은 현대모비스 지분이 아예 없다. 때문에 정 부회장이 최대주주인 현대글로비스의 주가를 높인 뒤 기아차가 보유한 현대모비스 지분을 매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진그룹은 정석기업→한진→한진칼→정석기업의 순환출자구조를 해결하기 위해 지주회사 전환을 진행 중이다. 정석기업, 한진, 한진칼의 분할·합병을 통해 그룹 전체를 지배하는 신규 지주회사가 탄생할 가능성이 높다.

김후정 동양증권 연구원은 "지배구조 개편이 되면 전체적으로 그룹의 효율성이 높아지면서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지배구조 변화가 예상되는 그룹에 투자하는 것은 좋은 투자전략"이라고 말했다.

다만 삼성그룹 이외의 그룹들은 사업의 중심이 특정 업종에 치우쳐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삼성그룹은 IT 비중이 높긴 하지만 금융, 서비스, 중공업 등 다양한 사업을 갖고 있어 액티브 펀드 대용으로도 가능하다"면서 "현대차, LG 등은 특정 섹터 비중이 높아 분산 투자 효과에 대한 기대가 적다"고 말했다.


단기투자자라면 ETF를, 지배구조 변화의 수익을 극대화하고 싶다면 사모 펀드를 활용하는 편이 유리하다. 김 연구원은 "일반 공모 펀드는 단기간에 환매하면 환매수수료가 붙는 단점이 있는 반면 인덱스를 그래도 따라가는 ETF보다는 펀드매니저가 보다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오광영 신영증권 연구원은 "공모펀드는 한 종목에 10% 이상 투자할 수 없는 '10% 룰'을 적용받기 때문에 지배구조 변화에 수혜를 입을 종목에만 집중적으로 투자하고 싶다면 사모 펀드가 더 유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