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수일가에 부당이익 몰아주면 검찰에 고발

# A대기업집단(자산 총액 5조원 이상) 소속 B기업은 사원아파트 신축공사와 관련해 계열 건설사인 C회사(총수 일가 등 특수관계인 지분보유 비율 50% 초과)에게 공사계약 금액을 과다하게 지급하는 방법으로 편법 이익을 제공했다. 위반 금액은 200억원을 넘었다.

앞으로 이처럼 대규모기업집단에 속하는 자회사가 총수 일가에 직·간접적으로 부당이익을 몰아주면 검찰에 고발당한다. 법 위반행위에 관여한 총수 일가 역시 고발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총수 일가의 사익편취 등 법 위반 행위를 억제하기 위해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등의 위반행위의 고발에 관한 공정거래위원회의 지침(고발지침)'을 개정, 오는 22일부터 시행할 예정이라고 20일 밝혔다.

공정위는 이번 개정을 통해 총수 일가의 사익편취행위와 대규모유통업법 위반행위 등에 대한 고발기준을 신설하고, 부당지원행위의 고발기준을 구체화했다. 또 담합 등 위법 행위에 실질적 책임이 있는 회사 임직원 등 개인에 대한 적극적인 고발을 위해 개인 고발기준을 새롭게 만들었다.

공정위가 만든 세부 기준을 살펴보면 대기업 기업집단에 속하는 회사가 상당히 유리한 조건의 거래를 통해 총수일가 또는 총수 일가가 직접 지분을 보유한 회사에게 200억원 이상 부당 이익을 제공할 경우 혹은 특수관계인의 거래 상대방 회사에 대한 지분보유 비율이 80% 이상일 경우(거래 상대방이 특수관계인인 경우 포함)엔 1.5점의 법위반점수가 부과된다.

위반액이 50억~200원 미만인 경우이거나, 특수관계인의 거래 상대방 회사에 대한 지분보유 비율이 50%~80% 미만일 경우엔 1점이 부과된다. 위반액이 50억원 미만이거나 특수관계인 지분 비율이 50% 미만이면 0.5점을 받는다. 규제 대상 208개 회사 중 특수관계인 지분보유비율이 80% 이상인 기업은 86개(41.3%), 50% 이상은 43개(20.7%), 50% 미만은 79개(38%) 등이다.


여기에 위반성의 정도에 따라 △상(1.5점) △중(1점) △하(0.5점) 등의 점수가 부여된다. 이 두 가지 점수를 합해서 2.5점 이상이 되면 검찰 고발 요건이 된다.

공정위는 대규모유통업법 위반행위에 대한 고발기준도 신설했다. 위반 사업자의 직전 사업연도 소매업종 매출액이 5000억원 이상이거나 위반행위 대상이 되는 납품업자 수가 50개 이상일 경우 위반점수 0.9점씩을 받고, 현저한 피해가 발생했을때 1.2점을 받는다. 이런 방식으로 대규모유통업법 위반행위 내용과 정도에 따라 법위반점수가 2.5점 이상일 때 고발당한다.

공정위는 아울러 분쟁조정 신청이나 신고 또는 공정위의 조사에 대한 협조를 이유로 거래 상대방 등에게 불이익을 주는 보복행위를 할 경우 그 행위가 악의적인 점을 고려해 원칙적으로 고발키로 했다.

이밖에 법 위반행위에 실질적 책임이 있거나 물리력을 행사해 공정위의 조사를 방해한 경우 등에 해당하는 개인도 고발당하고, 부당지원행위의 경우 산정된 법위반점수가 2.5점 이상일 경우에도 고발이 가능해진다.

공정위 관계자는 "이번 지침 개정으로 총수 일가의 사익편취행위와 대규모유통업법 위반행위에 대한 견제가 이뤄질 것"이라며 "부당지원행위의 고발기준이 구체화돼 고발 결정의 예측 가능성이 높아지고, 객관적으로 고발권 행사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