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신수 이어 박용만회장까지…'뜨거운 아이스버킷' 바람

루게릭병 치료법을 찾기 위한 공익캠페인 'ALS 아이스버킷 챌린지'가 한국에서도 열풍이다. 사진은 왼쪽 부터 프로야구선수 조인성, 박용만 두산 회장, 영화배우 최민식, 신현성 티켓몬스터 대표, 이정웅 선데이토즈 대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차가운' 얼음물 끼얹기 열풍이 '뜨겁게' 불고 있다.

미국 루게릭병 협회에서 제안한 얼음물 끼얹기 캠페인인 아이스버킷챌린지(ALS 아이스버킷 챌린지)가 한국에 상륙한 이후 IT 벤처기업인과 연예인들 사이에서 빠르게 번지고 있는 것.


벤처기업인들 사이에서는 조용범 페이스북 코리아 대표를 시작으로 신현성 티켓몬스터 대표, 이정웅 선데이토즈 대표, 황희승 잡플래닛 대표, 이혜민 눔코리아 대표 등이 아이스버킷 챌린지에 참여했다. 여기에 성유리, 유재석, 최민식 등 인기 연예인과 프로골퍼 신지애, 프로야구 선수 조인성, 이진영을 비롯해 메이저리그에서 활약 중인 추신수와 전 프로농구 선수 서장훈, 루게릭병 투병 중인 박승일 프로농구 울산 모비스 전 코치도 캠페인에 동참했다.

벤처기업과 스포츠 스타, 연예인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던 아이스버킷 챌린지는 급기야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에게 이어져 박회장은 20일 장남 박서원 빅앤트 인터내셔널 대표의 도움으로 얼음물 세례를 받았다. 새누리당 김용태 국회의원도 아이스버킷 챌린지에 참여했다.

장남의 지명을 받은 박 회장은 "가까운 분도 루게릭병을 앓고 있는데,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캠페인은 미국에서 시작돼 마크 주커버그 페이스북 대표,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팀 쿡 애플 대표 등 IT 거물과 조지 부시 전 대통령 등 사회 전반의 저명인사들 사이로 퍼지고 있다.

아이스버킷 챌린지는 지명을 받은 사람이 지명 후 24시간 이내에 얼음물을 뒤집어쓰거나, ALS재단에 100달러를 기부해야 한다는 원칙으로 퍼지고 있다. 얼음물을 끼얹기 전 3명을 지명해야 하기 때문에 날이 갈수록 참여자가 늘어가는 것. 전 세계적인 열풍에 힘입어 3주간 모금된 돈은 3000만 달러 이상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번 캠페인의 열풍에 힘입어 루게릭병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높이고, 치료법 개발을 위해 막대한 자금이 모인 것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루게릭병에 대한 관심 없이 대중적인 인기나 재미를 위해 얼음물 세례를 하는 것에 대한 반감도 만만치 않다.

배우 이켠은 자신의 트위터에 "유행처럼 아이스버킷 동영상이 올라온다. 근데 루게릭병에 관해서 알고들 하는건가? 차가운 얼음물이 닿을때처럼 근육이 수축되는 고통을 묘사한건데... 다들 너무 재미삼아 즐기는거 같아.. 그럴거면 하지마..."라는 글을 자신의 트위터에 남겼다.

다른 중요한 사회문제들을 남겨둔 채 아이스버킷 열풍에만 집중하는 것도 문제로 지목된다.

한상기 소셜컴퓨팅 대표는 "좋은 일이니까 동참하자는 취지에서 시작된 일이지만 지금은 누가 더 재미있게 하느냐로 변질돼가고 있는 것 같아 아쉽다"며 "세월호 문제나 소방관 문제 등을 거론하면서 캠페인의 취지를 바꿔보자고 이야기하는 사람들도 생겨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