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리화' 논란 의료법, 법제처 심사 '시행 초읽기'…야당 반발

(서울=뉴스1) 허경 기자 27일 오전 서울대병원에 입원중인 환자들이 본관 로비에서 열린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의료민영화 반대 1일 총파업 출정식" 옆을 지나가고 있다.<br><br>서울대병원 측은 간호사와 일반직 등이 파업에 참가했지만 응급실과 중환자실 등 필수 인력은 정상 근무하고 있다고 밝혔다. 2014.6.27/뉴스1

'의료 영리화' 논란을 낳고 있는 의료법 시행규칙 개정안이 규제심사위원회를 거쳐 법제처에 심사 의뢰됐다. 새정치민주연합은 "국회 입법권 훼손"이라며 강력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법제처 관계자는 27일 "의료법인 부대사업 범위를 확대하는 내용의 '의료법 시행규칙' 개정안에 대해 지난 25일 심사의뢰를 받아 현재 심사 중"이라고 밝혔다. 앞서 복지부는 지난 6월 11일부터 7월 22일까지 의료법 시행규칙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법제처에 따르면 보건복지부가 입법예고한 내용 중 개정안 제60조(부대사업) 제7호 '숙박업, 여행업, 국제회의업 및 외국인환자유치'가 '숙박업, 여행업 및 외국인환자유치업'으로 변경된 것 외에 달라진 부분이 없다.

지난달 국회 입법조사가 외부 법률전문가 자문결과를 토대로 숙박업, 여행업, 건물임대업, 국제회의업 등이 의료법에 위반되는 부대사업 범위라고 지적했지만 이 중 국제회의업만이 제외됐다.

법제처 관계자는 "법제처 심사는 시행규칙이 상위 법령인 의료법에 위배되는지 법리해석을 중점으로 이뤄진다"며 "가능한 신속하게 심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그동안 강경하게 반대 입장을 내온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야당 의원들은 복지부와의 '전면전'을 예고했다.


이날 새정치민주연합 의료영리화저지특별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보건복지부가 기어이 의료법인의 부대사업 범위를 확대하는 의료법 시행규칙을 법제처에 심사 의뢰 한 것은 국회 입법권을 훼손하는 행정 독재"라고 주장했다.

복지위 소속 김용익 새정치연합 의원은 "입법예고 기간 중에 의료법 시행규칙 개정안이 의료 영리화를 부추긴다며 200만 명의 국민이 서명을 했고, 4만3000건에 이르는 의견이 복지부 홈페이지에 개진됐다"며 "그럼에도 복지부는 입법예고 결과를 '특기할 사항 없음'으로 기재를 했다"고 비판했다.

인재근 새정치연합 의원도 "국회에 상정돼 있는 의료법 개정안이 심사·의결되기 전까지 법제처는 의료법 시행규칙 심사를 보류해야 한다"며 "국민 의료비만 증가할 것이 명백한 의료법 시행규칙 개정안 강행처리를 중단할 것을 다시 한 번 박근혜 정부에 촉구한다"고 말했다.

현재 보건복지위는 야당 의원들의 법안심사 거부 등으로 '개점휴업' 상태다. 의료법 개정이 아닌 시행규칙 개정이기 때문에 사실상 국회에서 이를 막을 길은 없다. 이에 야당 의원들은 시행규칙 시행시 관련 예산을 모두 삭감하겠다고 경고하는 등 총력을 다해 방어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지난 6월 김용익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의 대표발의로 의료법인이 할 수 있는 부대사업의 범위를 법률에 명확히 규정·열거하게 하도록 하는 의료법 개정안도 복지위에 계류 중이다. 시행규칙이 개정되더라도 상위법인 의료법으로 이를 무력화시키겠다는 취지다.

복지부는 지난 25일 "의료법인을 포함한 비영리법인은 수익이 외부에 배분되지 않는다면 비영리성에 반하지 않는다"며 "의료법인의 부대사업을 확대하는 정책은 의료법 시행령 20조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또 "정부는 국민건강보험법상 모든 의료기관, 약국에 대한 건강보험당연지정제를 확고하게 유지할 것이므로 이른바 '의료민영화'는 발생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