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창규 KT 회장 "벽없는 조직이 큰 성과 낸다"

황창규 KT회장. /사진제공=KT.

황창규 KT 회장이 임직원들에게 고객 최우선 주의와 벽 없는 조직 협업, 현장 권한 이양 강화 등 경영혁신 방안을 재차 강조했다.

황 회장은 9일 임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을 통해 "우리가 성공하는 데는 고객의 니즈를 먼저 읽고 숨겨진 니즈까지 찾아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차별화된 가치는 결국 고객으로부터 나온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메일에서 삼성전자 CEO 재직 시절 SSD(Solid State Drive) 출시 과정을 일례로 소개했다.

지난 2005년 애플에 플래시 메모리 공급 계약을 맺고 60% 이상의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며 한창 호황을 누리고 있을 때 황 회장은 기존 HDD를 대체할 SSD를 다음 먹거리로 선택했다. SSD는 단순한 반도체 소자가 아니라 다양한 기술이 결합된 융합 부품이다. 이에 따라 SoC 설계, 소프트웨어, HDD, 반도체 등 여러 부서의 전문가로 구성된 200여명의 초대형 TF를 만들게 됐다는 게 황 회장의 설명이다.

황 회장은 "분야별 최고 전문가들이 한 팀이 돼 융합제품을 개발하는 과정은 쉽지 않았다"며 "초기에는 자기 영역에만 매몰됐던 사람들이 스스로를 녹이고, 벽을 허무는 과정에서 2006년 세계 최초로 32GB SSD를 만들어내는데 성공했다"고 회고했다.


황 회장은 "단순히 기술과 기술이 결합한다고 시장에서 성공하는 게 아니며, 고객이 원하지 않는 기술을 첨단이라며 시장에 내놓아 봐야 외면당한다"며 "고객부터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황 회장은 벽없는 조직으로 한정된 자원을 최대한 활용하고, 경쟁력을 높여 줄 것을 강조했다. 황 회장은 이를 위해서는 "구성원 하나하나가 현재의 '소통하는 척'만 하는 태도에서 벗어나 옆 부서와 내 부서가 같다고 생각하며 일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메일에서 현장 직원들이 성과를 낼 수 있도록 현장 부서에 권한을 위임하는 '현장 임파워먼트'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황 회장은 "취임 초기부터 현장 임파워먼트를 강조했지만 아직 그 개념이 현장에 충분히 전달되지 않았고 임파워먼트 관점에서 조직이 운영되지 않고 있다"며 '구호'가 아닌 '실행'에 옮길 것을 주문했다. 그는 "임파워먼트에 대한 구체적인 제도, 프로세스를 지도하는 TF를 운영해 현장 임파워먼트가 작동할 수 있도록 정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메일 말미에서 KT 경영상황을 최근 흥행돌풍을 일으킨 영화 '명량'에 빗대 설명하기 도했다. 황 회장은 "지금의 우리들도 절체절명의 위기상황에서 생존을 위한 전쟁을 치르고 있다"며 "이순신 장군으로 부터 배운 차별화된 전략과 하나된 조직의 힘은 고객 최우선, 벽없는 조직, 임파워먼트에 이르는 저의 경영철학에 맥이 닿아있다"며 임직원들의 분발을 촉구했다.

한편, 황 회장은 지난 26일에도 직원들에게 'CEO 생각나누기'라는 제목으로 이메일을 보내는 등 임직원들과의 소통에 적극 나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