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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어 있는 개인의 얼이 박힌 발걸음

[최보기의 책보기] '쪽발이 찌꺼기'

머니투데이 최보기 북칼럼니스트 |입력 : 2014.09.13 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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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어 있는 개인의 얼이 박힌 발걸음
책 제목부터 편집, 디자인까지 모두 거칠다. 저자 박창형 역시 작가적 필명으로는 아마추어라 해도 큰 무리가 없을 듯하다. 언론의 주목을 받지 못할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책이 담고 있는 내용들로만 치자면 그리 가볍게 보고 지날 책들이 아니다.

'일제잔재청산'은 당연한 민족적 과제다. 그런데 시절이 하수상하다 보니 그 당연한 주장마저 '불순한 세력들의 불순한 의도'로 왜곡되고 공격받는다. 때문에 맷집 없는 소시민은 그런 주장을 함부로 나서서 펼치기가 은근히 겁난다.

저자는 제목 '쪽발이 찌꺼기'대로 우리의 언어, 문화, 제도 등 일상생활 곳곳에 남아있는 일제의 잔재를 섬세하게 조사, 망라한 후 민족정기를 바로 세우려면 그것들부터 걷어내야 한다고 주장한다. 당연히 반민특위의 해체로 인한 친일파 청산 실패의 역사부터 들고 나온다. 거기다 독자들의 공분을 이끌어 내기 위해 친일파 명단과 일제시대 일본군들의 만행까지 대차게 덧붙였다.

저자는 해병대 예비역 중위, 기술고등고시 합격, 산업자원통상부 국장 경력에 현재는 신재생 에너지 관련 협회에서 일하는 신분이다. 이런 류의 책을 굳이 나서서 써야 할 입장이 전혀 아닌 사람일 것 같은 선입견을 갖기에 충분하다. 책의 어디에도 저자가 이름 높은 독립운동가의 후손이라는 기록이 없는 터라 더욱 그렇다. 이 책이 '독특한 의미'를 갖는 이유다.

저자의 독특함은 '인명의 쓰임새'라는 책에서 더욱 도드라진다. 세계적으로도 이런 류의 책을 필자는 아직 접해보지 못했다. 사람의 이름이 상업과 학문을 포함해 인류의 ‘거의 모든 분야’에서 어떻게 쓰이고 있는지를 사전 편찬 방식으로 정리했다. 그 방대함과 세세함이 놀라울 뿐이다.

자장면의 필수 반찬 '다꽝'(단무지)은 일본 전국시대 전쟁 통에 군사들의 주먹밥 식사를 위해 '따꾸앙' 스님이 무짠지를 만든 데서 유래했다. 일본의 고승대덕전에 따르면 그가 조선의 스님으로 기록돼 있다, 는 식이다. 아킬레스 건, 파커 만년필, 무어의 법칙, 피타고라스 정리에서 '윤영하함'까지 이 책을 위해 그가 쏟았을 땀이 가늠 안된다.

일반 독자들에게 꼭 구매해서 읽으라 하기엔 무리가 있더라도 전국의 도서관들만큼은 이 책들을 비치할 가치가 충분하지 않을까. '깨어 있는 개인의 얼이 박힌 발걸음'이기 때문이다. 거대한 역사의 강물은 이런 발걸음들이 하나하나 모여 완성된다.

◇쪽발이 찌꺼기=박창형 지음. 대종문화사 펴냄. 318쪽/1만5000원.
◇인명의 쓰임새=박창형 지음. 대종문화사 펴냄. 370쪽/1만원.

thebex@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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