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사고 발생한 건설업체 '특별감사' 실시한다"

고용노동부와 안전보건공단은 16일 오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개최한 '건설산업 안전보건리더 회의'에서 건설업체 최고경영자(CEO) 40명이 참석했다. / 사진 = 이재윤 기자

앞으로 대형 안전사고가 연속으로 발생한 건설업체는 특별관리(감사) 대상으로 분류, 해당 기업의 전체 현장에 대한 안전점검은 물론 개선 계획 수립과 모니터링을 실시한다. 안전점검에서 문제점이 적발되면 관련법에 따라 행정조치 등의 처벌이 내려진다.

고용노동부는 16일 오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건설업체 최고경영자(CEO) 40명이 참석한 '건설산업 안전보건 리더 회의'를 열고 대형재해가 발생한 건설업체를 대상으로 안전감사 수준의 특별관리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우선 건설현장 재해·사고예방을 위한 원청업체에 대한 책임이 대폭 강화된다. 고용부는 건설현장 사고예방을 위한 대책을 강화하는 한편, 원청업체의 책임을 대폭 강화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대형재해나 사고가 2회 이상 발생한 경우 건설업체 본사와 전 사업장에 대한 안전관리, 개선계획수립명령, 모니터링 등을 실시한다. 법 위반 사항에 따른 중대재해가 처음 발생했을 경우 구두경고에 처한다.

건설업체의 재해예방활동 실적 평가방안으로 입찰참가자격(PQ)심사에서 △CEO리더회의 참여 실적 △안전관리 전담조직 확충노력 △CEO 안전점검 실시노력도 평가할 방침이다. CEO가 참석하는 안전보건회의도 1000대 건설업체로 확대된다.


원청 책임강화를 위해 하청업체와 공동책임을 물리는 방안도 실시된다. 원청 책임 강화 방안으로 하청업체와 공동으로 안전보건조치 의무를 지고 이행하지 않으면 같은 처벌을 받는다.

지금까지는 하청을 맡긴 건설현장에서 사고가 발생할 경우 원청업체는 하청업체에 비해 상대적으로 가벼운 처벌을 받았다. 다만 태풍, 홍수 등 불가항력의 상황이 생기거나 발주자 책임으로 공사가 지연될 경우 공사기간 연장을 위한 요청도 가능하다.

노동부는 고위험 건설현장을 중점 관리해 대형사고를 예방하고 소규모 현장에 대한 기술지도와 설비지원 등을 확대하겠다고 설명했다. 20억원 미만 소규모 현장 안전관리를 위해 안전보건지킴이가 상시 투입되고 고위험 현장에 대해선 총 100억원 가량의 기술지원비용도 지원될 계획이다. 공공기관과 자치단체 등 발주처의 재해예방실적도 평가한다.

기존 최저가낙찰제로 진행되던 입찰방식도 내년까지 종합심사제로 시범실시 한 뒤 2016년 이후 본격 실시한다고 설명했다.

고용부는 지난해 전체 사망사고의 47.4%가 건설현장에서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이 중 5.18%가 추락사고로 발생하는 등 건설현장 기본수칙 미준수에 대한 관행이 만연해 있다고 지적했다.

이기권 노동부장관은 "2009년 이후 건설발주는 줄었지만 재해는 꾸준히 늘었다. 지난해 중대재해가 다소 줄었지만 아직 가야할 길이 멀다"며 "세월호 사고 이후 안전의식이 강화된 만큼 건설업체도 지속경영을 위해선 안전사고를 감소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건설업체 CEO와 관계자들은 안전과 관련해 적극 투자하고 조직을 충원·개편하는 등 시스템도 구축하겠다고 입을 모았다. 안전교육 등을 적극 확대해 안전혁신학교(대우건설)를 설치하며 안전관리 어플리케이션(포스코건설)도 만들어질 예정이다. 최광철 SK건설 대표는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노력과 투자를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고안전책임자(CSO)를 선임하고 안전조직을 개편한 GS건설 (15,150원 ▲230 +1.54%)의 하행봉 안전담당 상무는 "서로 달랐던 현장상황과 지침의 간극을 좁히고 통계를 체계적으로 관리해 급속도로 안전사고를 줄이고 있다"며 "안전사고를 줄이기 위한 인식은 한 번에 생기지 않는 만큼 지속적으로 교육·투자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