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최악의 전력난 평양 3일간 정전 사태

머니투데이

오세중 기자

강화군 양사면 평화전망대에서 바라본 황해북도 개풍군 마을./사진=뉴스1

북한이 최악의 가뭄으로 심각한 전력난에 시달리고 있고 심지어 수도인 평양도 연 3일 동안 정전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자유아시아방송(RFA)는 17일(현지시간) 최근 평양을 다녀온 중국인의 말을 인용해 100년만에 찾아온 최악의 가뭄으로 북한 전역이 전력난에 힘들어하고 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이 중국인은 "전기가 부족해 평양시 중구역을 제외한 선교구역과 대동강구역을 비롯한 대동강이남 지역은 9월초에 3일 동안 정전이 되었다"면서 "수백만 시민이 일대 혼란을 겪었다"고 밝혔다.

또한 "정전이 되자, 가정집 전기밥솥이 일체 무용지물이 되고, 손전화를 충전시키지 못한 주민들은 여러 날 째 전화통화를 못할 정도였다"고 긴박한 상황을 전했다.

그에 따르면 평양시 통일거리에서 중구역으로 운행되는 궤도전차와 무궤도 전차도 정전 때문에 노상에 방치돼 있고, 대부분 직장인들은 걸어서 출퇴근하는가 하면 여대생들은 자전거로 등교하고 있다.

그는 수도에 이처럼 연 사흘 동안 전기공급을 하지 못한 사례는 김정은 정권 들어 처음이라며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치적 쌓기용으로 건설한 희천 발전소가 도마 위에 올랐다고 설명했다.

이에 김 위원장은 평양시만은 전력공급을 하라고 긴급 지시했고, 하루 3시간가량 아침과 밤에 잠시 공급하고 있는데 이마저도 100V아래로 전압이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지방의 경우는 사태가 더 심각해 평안북도 국경지방에서 연락이 닿은 다른 주민은 "1주일 동안 내내 정전이 됐다"면서 "지독한 가뭄 때문에 조명용 전지도 충전시킬 수 없다"고 불평했다고 RFA는 보도했다.

그 주민에 따르면 이런 상태로 인해 북한 장마당에서는 12V 태양열 충전기가 불티나게 팔리고, 주민들은 가정용 전자제품과 조명전지도 모두 12V짜리로 교체하고 있다.

또한 평양-무산행과 평양-두만강행 등 특급 열차들도 1주일에 한 번꼴로 운행되고, 1열차인 평양-신의주 행 열차는 15시간 이상 연착돼 겨우 운행될 만큼 철도 상황도 열악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우리나라 통계청이 발표한 '2013 북한의 주요통계지표'에 따르면 북한 수력발전소가 차지하는 전력생산량은 62.8%로 수력발전소가 북한 전력생산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