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불신 '최악'····한국금융 신뢰도 '낙제' 견인

한국 금융산업에 대한 신뢰도가 금융당국에 대한 불신 등의 영향에 전반적으로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금융사의 대고객 서비스와 금융사 직원들의 신뢰도는 비교적 후한 점수를 얻었다.

23일 한국금융연구원(KIF)이 처음으로 발표한 '2014년 하반기 KIF 금융신뢰지수' 조사에서 우리나라 금융에 대한 전반적 신뢰도는 89.5점을 기록했다. 이는 기본점수가 100점임을 감안할 때 불만족 응답이 만족했다는 응답보다 10% 정도 많음을 의미한다.


금융신뢰지수를 도출하는데 사용된 총 9개의 세부 항목 중 100점을 상회한 항목은 없었다. 전반적으로 금융산업에 대해 국민의 부정적 인식이 강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우리나라 금융감독기관이 금융회사에 대한 감독을 효과적으로 하고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 부정적 의견(63.2%)이 긍정적 의견(8.3%)을 크게 앞섰다. 그 결과 환산점수가 61.3점으로 9개 항목 중 최하위를 기록하며 전체 지수를 끌어내렸다.

또 '금융감독기관이 소비자 보호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생각하는지'를 묻는 질문에 대해서도 부정적 응답(54%)이 과반수를 넘어, 74.3점으로 7위를 기록했다. 기술금융·보신주의 타파 등 정부가 금융정책을 잘 수립하고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도 부정적 의견이 절반(50%)으로 긍정적 의견(15.2%)을 상회했다.

반면 응답자들은 금융회사의 고객서비스와 금융종사자에 대한 신뢰는 상대적으로 우수한 항목으로 꼽았다. '금융회사들의 고객서비스'에 대한 질문에는 긍정적 응답(31.7%)과 부정적 응답(36.4%)이 유사했다. 환산 점수는 96.6점으로 8개 신뢰 구성요소 중 1위였다. 또 '금융회사 직원들에 대한 신뢰' 지수는 90.5점(부정응답 37.5%, 긍정응답 24.1%)로 신뢰 요소 중 2위였다.

이밖에 △금융제도의 공정성과 합리성은 77.9점(긍정 12.1%, 부정 45.5%)으로 4위 △금융회사의 경영상태(긍정 12.8% 부정 50.1%)는 75.8점으로 6위였다.


한편 연령별로는 30~50대의 금융에 대한 신뢰도가 비교적 낮았고, 학력이 높아질수록 신뢰도가 낮아지는 경향도 드러났다. 직업별로는 자영업자와 블루칼라의 신뢰도가 낮았다.

서병호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 KB사태, 카드사 정보유출 등 1회성 요인이 신뢰 하락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며 "금융회사 서비스보다는 제도나 감독에 대한 불신이 높았다는 점을 볼 때 금융 신뢰회복을 위해서 감독기관 선진화가 필요함을 드러낸다"고 말했다.

윤창현 금융연구원장은 "100점 이상인 세부지수가 하나도 없어 금융 분야에 대한 불신이 크다는 점이 드러났다"며 "시계열 자료가 쌓이면 정책적 시사점을 도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금융신뢰지수는 지난달 28일부터 지난 4일까지 만 19세 이상의 일반 국민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전화 설문조사로 산출됐다. 100점을 넘으면 긍정적 답변이 많고 100보다 작으면 부정적 답변이 많음을 의미한다. 금융연구원은 앞으로 6개월마다 정기적으로 금융신뢰지수를 산출, 발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