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SC은행, 10년만에 첫 한국인 은행장 나온다

머니투데이

정현수 기자

아제이 칸왈 한국스탠다드차타드은행장 /사진제공=스탠다드차타드은행

한국스탠다드차타드은행장이 6개월만에 전격 교체된다. 신임 은행장은 한국인으로 선임될 예정이다. 한국스탠다드차타드은행이 지난 2005년 한국에 진출한 이후 한국인 은행장을 선임하는 것은 처음이다.

스탠다드차타드은행은 동북아시아 총괄대표와 한국스탠다드차타드은행장을 분리한다고 26일 밝혔다. 지난 4월 한국스탠다드차타드은행장으로 부임한 아제이 칸왈 행장은 지금까지 동북아시아 총괄대표를 겸임했다.

이번 결정에 따라 칸왈 행장은 한국스탠다드차타드은행장에서 물러나고 한국, 일본, 몽골을 총괄하는 동북아시아 총괄대표만 맡게 된다. 한국스탠다드차타드은행장은 관련 절차를 거쳐 새로 선임된다.

칸왈 행장의 후임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한국인으로 선임한다는 계획이다. 후임 행장으로는 박종복 리테일금융총괄본부 부행장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1979년 제일은행에 입행한 박 부행장은 제일은행이 스탠다드차타드은행에 인수된 이후에도 주요 요직을 거쳤다.

한국스탠다드차타드은행은 "스탠다드차타드가 한국에 진출한 이후 최초로 한국인을 행장으로 선임하게 됐다"며 "이는 한국스탠다드차타드은행이 현지화 경영을 강화하고 한국 최고의 국제적 은행으로서의 위상을 공고히 하자는 노력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스탠다드차타드은행은 이번 결정과 함께 서울에 동북아시아 총괄본부를 운영할 예정이다. 일종의 동북아시아 지역 컨트롤타워 역할이다. 다만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한국 인력 구조조정과 소매금융 축소에 대해서는 "사실 무근"이라는 입장을 반복했다.

칸왈 행장은 "이번 결정은 한국이 오랫동안 꿈꿔온 아시아 금융허브로서의 비전에 부합하는 것"이라며 "스탠다드차타드그룹은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로서 한국 경제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국씨티은행도 27일 행장후보추천위원회와 이사회, 주주총회를 한꺼번에 열고 후임 행장을 결정한다. 14년동안 은행장을 유지했던 하영구 한국씨티은행장은 KB금융지주 회장에 출사표를 던지면서 사의를 표명한 상황이다.

차기 한국씨티은행장에는 박진회 부행장이 내정됐다. 국내에 진출한 최대 외국계 은행인 한국씨티은행과 한국스탠다드차타드은행의 은행장이 동시에 교체되는 것은 처음이다. 최근 수익성 악화에 시달리고 있는 외국계 은행들로서는 수장 교체와 함께 조직 재정비에 나서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