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성폭력 男 살해 혐의 여성 처형.."재판 공정성 우려"

머니투데이

이슈팀 이규정 기자

이란의 한 여성이 교수형에 처해지고 있다./ 사진=유튜브 영상 캡쳐

이란에서 성폭력범을 살해한 혐의로 수감 중이던 여성이 끝내 처형당했다. 사건에 대한 조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26일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25일(현지시간) 이란 사법 당국이 레이하네 자바리(26·여)를 성폭행 미수범 모르테자 압둘랄리 사르반디(47·남)를 살해한 혐의로 처형했다.

아미드 샤히드 UN 이란 인권 조사위원에 따르면 2007년 사르반디는 자바리에게 취직을 시켜주겠다고 제안해 자신의 아파트에 데려갔다. 그는 당시 이란 정보기관 요원으로 활동 중인 외과의사였다.

사르반디는 성폭행을 시도했고 자바리는 칼을 들고 저항했다. 사르반디는 이후 시체로 발견됐다. 자바리는 사르반디를 칼로 찔러 죽였다는 혐의로 사형 선고를 받고, 5년간 사형수로 지내온 끝에 처형당했다.

국제연합(UN), 유럽연합(EU), 국제인권단체 앰네스티 등은 자바리의 자백이 검찰 등의 압박에 의한 것이었으로, 재심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앰네스티에 따르면 자바리는 사르반디를 등 뒤에서 한 번 찔렀을 뿐이다. 정체불명의 남자가 등장해 그를 죽였다. 앰네스티는 이런 사실관계가 이란 사법 당국으로부터 조사조차 받지 못 했다고 강조했다.

이란의 유명 배우들과 다른 저명한 인사들 역시 처벌을 지연시켜 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사르반디의 가족들은 자바리가 칼을 살인 이틀 전에 샀다고 자백한 것을 근거로, 살인이 계획적이었다고 주장했다.

젠 사키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자바리의 처형을 규탄한다"며 "재판의 공정함과 정황이 우려되는 바이다"라고 말했다.

앰네스티는 "이 처형은 이란 인권 역사에 핏자국으로 남을 것"이라며 "정의에 대한 모욕"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