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출신 CEO, '최초' 수식어 붙는 이유는?

"인터넷시대에는 안주하는 순간 죽는다. 한발 앞서 패러다임을 준비해야 한다."

PC방 관리프로그램 업체 미디어웹 김종인 대표는 기자 출신 경영인이다. 김 대표는 1994년 정보기술(IT) 전문지 '뉴미디어' 기자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이듬해 한글과컴퓨터로 이동해 국내 최초 웹매거진인 '한컴온라인매거진'에서 편집장으로 활동했다.


김 대표는 모회사인 한컴이 경영난을 겪자 기자 및 IT개발자들 10여명과 의기투합해 1997년 국내 최초 온라인 커뮤니티포털인 네띠앙 설립에 참여했다. "웹매거진에서 인터넷 세상을 미리 경험할 수 있었다. 매체를 옮겨 기자생활을 지속하는 것보다 인터넷이라는 패러다임 속에서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잡는 게 낫겠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4∼5년 동안 승승장구하던 네띠앙은 '닷컴버블' 이후 빠르게 쇠퇴해갔다. "주인이 없던 네띠앙이 투자 등에 머뭇하는 동안 네이버와 다음 등은 오너십을 앞세워 과감한 투자 유치와 공격적인 서비스 출시로 네띠앙을 순식간에 앞질렀다. 인터넷시대에는 방심하면 바로 도태된다는 것을 경험했다."

김 대표는 2002년 네띠앙 마케팅부서를 분사시켜 국내 최초 미팅커뮤니티 전문사이트인 '클럽엔조이'를 창업했다. 클럽엔조이는 온라인을 통해 사진을 올리고 만남을 주선하는 서비스를 앞세워 연간 50억∼60억원의 매출액을 이어갔다.


하지만 곧 국내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원조격인 싸이월드가 등장하면서 클럽엔조이 입지가 크게 위축됐다. 김 대표는 결국 2005년 모바일결제업체인 모빌리언스(현 KG모빌리언스)에 클럽엔조이를 매각했다.

10년여 동안 IT산업의 급격한 변화를 몸소 경험한 김 대표는 2006년 미디어웹으로 자리를 옮겼다. 미디어웹 역시 국내 최초로 PC방 관리프로그램 사업을 시작한 업체다. 현재 전국 1만2000여 PC방 가운데 8000여곳과 거래하고 있다.

미디어웹은 지난해 173억원의 매출액을 올렸으며, 서울 가산동 본사에는 현재 180여 임직원이 근무한다. 그는 영업본부장과 최고운영책임자(COO) 등을 거쳐 2011년부터 이 회사 대표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김 대표는 또 다시 '모바일'이라는 거대한 패러다임과 마주하고 있다. "이제 모든 것이 모바일로 바뀌고 있다. 기회는 늘 위기와 함께 찾아온다. PC방 게임에 기반했던 사업을 모바일로 전환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김 대표는 모바일게임을 실행할 때마다 포인트를 적립해주는 리워드앱 '피카코인'을 앞세워 모바일 분야를 강화해 내년에는 200억원 이상 매출액을 올릴 계획이다. 그는 '그럼에도 불구하고'라는 좌우명처럼 이번에도 모바일이라는 변화를 즐기기 위해 준비 중이다.

김종인 미디어웹 대표 / 제공=미디어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