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가제시행 일주일 잠잠한 온·오프서점 "신학기 가봐야"

개정 도서정가제 시행 이후 대형 온오프라인 서점의 매출 변화는 크게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사진제공=News1

‘개정 도서정가제’가 전면 시행된 지 일주일이 지났지만 서점의 분위기는 시행 전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대형 온·오프라인 서점은 물론 동네 서점의 손님 수나 매출의 변화는 눈에 띄지 않는 수준이다.

교보문고가 시행 이후 나흘 간 책 판매증감률을 조사한 바에 따르면, 10월 대비 평균 도서 판매권수는 오프라인은 평균 94.7%, 온라인은 85.7%로 다소 낮아졌다. 그러나 매출금액 면에서 오프라인은 평균 96.2%, 온라인은 94.9%로 하락폭이 비교적 적었다.


진영균 교보문고 브랜드관리팀 대리는 “정가제 시행을 앞두고 대규모 할인행사의 여파로 시행 직후 온라인 판매량이 다소 떨어졌다가 서서히 평소 수준을 회복해 가고 있다”고 밝혔다.

온라인서점 YES24는 시행 다음날인 22일 주문건수가 일시적으로 늘었으나 꾸준히 감소 추세를 보여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약 4.5% 줄었다. 윤미화 YES24 마케팅팀 대리는 “도서정가제 시행 이후 주문건수가 소폭 떨어졌지만, 작년 동기 대비 비슷한 주문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동네서점의 매출도 개정 도서정가제 시행 전후 뚜렷한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제공=News1

동네서점의 매출 역시 아직 뚜렷한 차이가 없는 상태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이 도서정가제 시행 이후 사흘간 지역 중소서점 29곳을 모니터링한 결과에 따르면, 대부분의 동네서점이 “눈에 띄는 매출 변화는 없다”고 답했다.


서울 은평구에 위치한 B문고 대표는 “동네서점의 경우 초중고 학습 서적이 주로 팔리는데 지금은 판매 시즌이 아니라 아직은 변화가 없다”면서 “일반서적에 대한 판매 변동은 1~2개월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경기도 일산의 H서점 대표는 “온라인 서점은 집까지 책을 배송해 주는 장점이 있고, 정가에 파는 동네서점에 비해 여전히 할인율이 유효하기 때문에 정가제가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면서 “완전 도서정가제가 시행되지 않는 한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백원근 한국출판연구소 책임연구원은 “서점 매출에 별다른 차이가 없는 것은 개정 도서정가제가 애초에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정도의 변화를 담고 있었던 것 아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참고서 및 학습서 판매가 활발한 12월부터 내년 3월까지 ‘판매 시즌’을 거쳐야 정가제 안착 여부가 판가름 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기존에 제외됐던 초등 학습참고서가 도서정가제 범위에 포함되면서 학습서적을 주 판매 종목으로 하는 동네서점들은 이 기간에 기대를 걸고 있다.

서울 강서구의 B서점 대표는 “도서정가제 영향력은 겨울 보충학습과 내년 신학기 판매 시즌이 돼야 체감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정부가 과다 할인, 편법 할인 등 불법 판매에 대해 철저히 감시하고 단속하는데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