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오미 CEO, 韓스타트업 향한 조언 "인터넷으로 혁신하라"

레이쥔 샤오미 회장(사진)이 지난 19일 베이징 본사에서 최양희 미래부 장관을 만나 자사의 혁신사례를 소개하고 있다.

"사용자가 참여하고 아이디어를 공유할 수 있도록 인터넷을 적극 활용해라. 아울러 현지 사정에 밝은 중국 파트너와 적극 협력해라."

'샤오미 신화'의 장본인 레이쥔(雷軍· 45) 회장이 중국 시장진출을 꿈꾸는 우리나라 젊은 창업가들에게 던진 조언이다.

중국을 공식 방문한 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이 19일 베이징 샤오미 본사를 찾아 레이쥔 회장과 만났다. 창조경제 정책 사령탑으로서 샤오미의 혁신 비결을 청취하고 창조경제에 대한 해법을 모색해보겠다는 취지로 마련된 자리다.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 전문 엔지니어들과 함께 2010년 4월 샤오미를 창업한 레이쥔 회장은 새로운 ‘혁신 아이콘’으로 전세계적인 주목을 받는 최고경영자(CEO)다. 샤오미는 2011년 8월 첫 스마트폰(Mi-1)을 내놓은 지 2년 6개월 만인 올 2분기 중국 스마트폰 시장 1위, 전세계 시장 3위(출하량 기준)를 기록하는 등 휴대폰 시장에 파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샤오미가 이처럼 단기간에 급성장한 비결은 뭘까. 최 장관의 첫 질문에 레이쥔 회장은 주저 없이 '하드웨어(HW)', '소프트웨어(SW)' '인터넷' 등 3박자 융합을 꼽았다. 그는 "그간 휴대폰 제조사들이 하드웨어 조립업체라는 이미지가 강했다면, 샤오미는 초음부터 휴대폰을 HW뿐 아니라 SW와 인터넷이 융합된 서비스로 인식했다"며 “특히 SW와 하드웨어가 결합된 운영모델이 시장 주도권을 쥐는데 주효했다”고 말했다.

레이쥔 회장의 말대로, 샤오미가 개발한 미(Mi) 시리즈는 '뛰어난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디자인)'로 유명하다. 여기에 안드로이드를 기반으로 자체 개발한 '미유아이(MIUI)' 플랫폼과 샤오미 스토어 등 콘텐츠 서비스 체계까지 갖추고 있다. 특히 샤오미는 소비자들의 제안을 적극 받아들여 매주 소프트웨어를 갱신한다. SNS을 통해 제품을 홍보하고 온라인 판매만 고집해 유통비용을 대폭 줄이고 단말기 가격을 그만큼 낮춰다.

이 날 회동에서 최양희 장관은 "샤오미가 고객 참여를 통해 단기간에 중국 시장을 장악했듯이 한국 창업기업들도 같은 방식으로 시장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느냐"며 조언을 구했다. 이에 대해 레이쥔 회장의 대답은 인터넷을 적극 활용하라는 것. 그는 "많은 방법 중 하나겠지만, 인터넷을 통해 사용자들이 적극 참여하고 아이디어를 공유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최근 2년간 중국에서 핫이슈가 된 ‘인터넷사유(互联网思惟)’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모든 산업부문에 인터넷을 접목해 기존 산업 고도화를 추구하는 것을 말한다. 인터넷금융이 대표적인 예다.

그는 중국 창업을 꿈꾸는 한국 스타트업들에게 "(독자 창업보다) 초기에 현지사정을 잘 아는 파트너를 찾아 협력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조언도 잊지 않았다.

레이쥔 샤오미 회장과 최양희 미래부 장관이 19일 베이징 본사에서 만나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미래부 공동 취재단.

레이쥔 회장은 중국 성공한 CEO이자 엔젤 투자자로도 유명하다. 쥐위에망, 샤오야오왕, UC여우스, 창청후이 등 20여개 ICT기업에 투자했다. 그는 창업투자의 큰 방향을 묻는 최 장관의 질의에 "첨단기술 창업은 자금사슬에 크게 의존한다“며 ”초기 엔젤투자에서 벤처투자, 주식투자, IPO 창구에 이르기까지 자금 체인이 효과적으로 연계돼야만 제대로 성장 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회담에서 레이쥔 회장은 한국의 기술력을 높이 평가했다. 그는 "한국은 우수한 기술과 앞선 기업이 있다“며 ”스마트폰, TV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삼성전자, LG디스플레이 등 한국기업들과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