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강관 고율관세, WTO에 분쟁해결 요청

머니투데이

세종=우경희 기자

산업통상자원부가 한국산 유정용 강관(철제 파이프)에 고율 관세를 부과한 미국을 WTO(세계무역기구) 협정 위반으로 분쟁해결절차에 회부했다. 이르면 내년 결론이 나기 전까지 국내 철강사들은 관세 부담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정부는 한국이 수출하는 유정용강관에 대한 미국의 9.89~15.75% 고율 반덤핑관세 부과가 WTO 협정에 위배된다며 WTO 분쟁해결철차에 회부했다고 22일 밝혔다.

정부는 법리분석, 관계부처 의견수렴을 거쳐 WTO 분쟁해결양해(DSU)에 따른 양자협의 요청 서한을 주제네바대표부를 통해 미국에 전달한 후 WTO 사무국에 통보했다.

미국은 10일 이내 협의 입장표명을 해야 한다. 협의 요청 후 30일 이내 협의에 참여해야 한다. 이 협의에서 결론이 나지 않을 경우 우리나라는 협의 요청 시점으로 60일 이내 본격적인 재판절차인 패널 설치를 요청한다.

패널은 WTO에서 추천하는 4~5명 중 선정되며 의장 1명과 패널 2명 등으로 꾸려진다. 패널설치 후 20일 이내 위원선정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WTO 사무총장이 위원을 선정한다. 미국이 시간 끌기 전략을 펼쳐도 최대 80일 이후엔 패널이 양국의 시비가 가려진다. 한국산 유정용강관에 대한 미국의 고율 반덤핑 관세의 적합성을 최종 판단할 수밖에 없다.

패널에서 한국의 손을 들어주고 미국의 이의가 없으면 60일 이내 WTO 회람, 15개월 이내 이행 등의 절차가 진행되며, 미국 이의 제기 시 최장 90일의 상소기구의 결정과 30일의 보고서 채택 후 15개월 이내 절차 등으로 절차가 진행된다. 하지만 이 기간엔 미국이 부과한 관세가 적용되기 때문에 국내 철강업체의 부담이 불가피하다.

정부는 한국산 유정용강관의 98%가 미국으로 수출되는 만큼 내수가격과 비교가 불가능한 상황에서 제3국의 고율 관세 부과 경우를 적용한 것에 대한 부적절성을 지적한다는 방침이다. 당초 미국 상무부는 예비 판정 시 0%의 관세를 부과했으나 최종 판정 시 다국적 기업의 26.11%의 이윤율을 적용해 한국산 유정용강관에 9.89~15.75%의 높은 관세를 부과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