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인자동차 부품시장 뛰어든 LG…삼성·현대차와 경쟁?

구글 무인자동차. /사진제공=구글

LG전자 (110,500원 ▲1,200 +1.10%)가 구글, 벤츠 등 글로벌 업체들이 차세대 먹거리로 육성하고 있는 무인자동차(운전자 없이 자동으로 움직이는 자동차) 시장에 전장부품 공급자로 본격적으로 뛰어든다.

이에 따라 글로벌 자동차 업계 및 전장업체와 협력하고 있는 삼성 전자계열사 및 현대차 (261,000원 ▼4,000 -1.51%)그룹 등과의 경쟁도 가속화될 전망이다.

LG전자 (110,500원 ▲1,200 +1.10%)는 25일 세계적인 자동차 회사인 독일 ‘메르세데스 벤츠(Mercedes-Benz)’사와 무인주행 자동차 핵심부품을 공동개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양사가 공동 개발하는 부품은 ‘스테레오 카메라 시스템(Stereo Camera System)’으로 차량 전방의 위험을 관찰하고 교통 정보를 수집하는 등 무인자동차의 ‘눈’ 역할을 한다.

운전자가 미처 발견하지 못한 장애물이 나타나도 차량이 바로 멈출 수 있도록 제어하고 차량이 주행차선을 이탈하면 경고음을 알린다. 또 도로 위 속도제한 표지를 인식해 차량이 적정속도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한다.

LG전자 관계자는 “스테레오 카메라 시스템은 무인차의 가장 핵심적인 부품”이라며 “향후 벤츠 무인차에 공동 개발된 부품이 탑재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LG전자는 이외에도 AVN(오디오·비디오·내비게이션), 공조 시스템 등 무인차에 탑재될 부품 거래선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이우종 LG전자 VC사업본부장 사장은 “그동안 IT와 가전에서 축적해온 독보적인 영상인식 기술과 종합설계 역량 등 이미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다”며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세계적 명품 자동차에 걸맞는 명품 부품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LG전자와 협력에 나선 벤츠 외에도 현대차, 닛산, BMW, GM, 르노, 다임러 등 글로벌 자동차업체들은 오는 2020년 무인차 상용화를 목표로 연구개발(R&D)을 진행 중이어서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IT기업 구글은 일본 도요타와 협력해 최근 가속페달까지 있는 시제품을 가장 먼저 공개했다. 구글은 무인차 상용화를 위한 완성차 업체 파트너사를 찾고 있다.

현대차는 부품 계열사인 현대모비스와 무인차 개발을 진행 중이다. 현대차는 무인자동차를 차세대 전략사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2015년까지 관련 연구개발에 1조8000억원을 투입하고 전문 연구인력도 1800명에서 2300명으로 늘릴 방침이다.

르노는 무인차 ‘넥스트 투(Next Two)’ 개발에 비스테온을 비롯해 시트업체와 소프트웨어 기업들과 협업 중이다. 다임러는 노키아 및 콘티넨탈 등과 무인차 안전주행을 위한 3D 정밀지도 등을 개발하고 있다. 폭스바겐도 내비게이션 업체 톰톰(TomTom)과 무인자동차용 IoT(사물인터넷) 지도를 개발하고 있다.

삼성그룹은 무인자동차와 관련해선 아직까지 뚜렷한 글로벌 파트너가 알려지지 않은 상황이다. 다만 삼성전기 (158,100원 ▼1,500 -0.94%), 삼성SDI (385,000원 ▼19,500 -4.82%), 삼성디스플레이 등 전자 계열사들은 하이브리드(HV), 전기차(EV) 관련 배터리, 디스플레이 등 핵심부품을 해외 글로벌 자동차업체에 납품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무인자동차도 기본적으로 동력원이나 차량구조에 있어서 전기차에서 진일보 형태로 봐야 한다”며 “앞으로 전기·전자 관련 부품사들과 자동차 완성업체의 전략적 협력관계는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무인자동차 시장이 커지면서 전자부품 분야에서 경쟁력을 갖춘 삼성전자 (75,200원 ▼2,400 -3.09%), LG전자 등의 영향력이 확대될 것이란 전망도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무인자동차는 안전 문제와 직결돼 무엇보다 신뢰성과 안정성이 가장 중요한 경쟁력"이라며 "부품 분야 정밀기술을 확보한 한국, 일본 업체들이 영향력이 보다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시장조사업체 룩스리서치는 무인자동차 시장이 오는 2030년까지 870억달러(약 98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