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돈 몇천만원으로 전자금융업 가능·모바일카드 한도↑

앞으로 전자금융업을 할 수 있는 최소자본금이 절반 이하로 낮아진다. 신생 창업기업이 손쉽게 뛰어들 수 있도록 선불·PG(전자지급결제대행업)·결제대금예치업은 수 천 만원 수준의 자본금으로도 등록할 수 있다.

기명식 선불카드의 발행한도는 1일 200만원·월 500만원으로, 모바일 직불카드는 1일 200만원까지 이용한도가 늘어난다.


현재 7개로 구분되는 전자금융업은 3~4개 업종으로 통폐합해 규제를 완화한다. 또 사고가 터지면 무조건 금융회사에 책임을 묻는 게 아니라 IT(정보기술) 회사의 책임부담도 명확히 함으로써 금융과 IT 간 제휴를 촉진한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이 같은 내용의 IT 금융 융합 지원방안을 27일 발표했다.

우선 전자금융업 등록 최소자본금을 중장기적으로 50% 수준 이상 완화한다. 현행 자본금 기준은 전자지급결제대행(PG)업체 10억원, 직불 선불업자 20억원, 자금이체업 30억원, 전자화폐업 50억원 등이어서 창업기업 등이 시장에 신규 진입하기 어렵다.


특히 핀테크(금융+기술) 스타트업(창업) 기업들이 많이 몰리는 선불·PG·결제대금예치업은 수 천 만원 정도의 자본금으로도 등록할 수 있도록 요건을 완화한다. 대신 제한적 범위의 영업만 허용하는 '소규모 전자금융업 등록단위'를 신설한다.

또 소비자 편의성을 위해 전자지급 수단 이용한도를 확대한다. 먼저 선불전자지급수단 중 기명식 수단은 발행권면한도 제한을 폐지하고 1일, 1월 이용한도(1일 200만원, 1월 500만원 등) 규제체계로 전환한다. 직불전자지급수단도 현행 30만원인 1일 이용한도를 200만원 범위 내에서 확대한다.

지나치게 세분화된 전자금융업종 구분도 통폐합한다. 업무 내용이 비슷한 전자화폐발행업과 선불업, PG와 결제대금예치업 등을 합쳐 7개 업종을 3~4개 수준으로 줄인다. 그만큼 기업으로서는 라이선스 취득 부담이 줄어든다.

또 네이버와 LG유플러스 등 IT와 전자금융업 겸영사업자의 특성을 고려해 건전성 기준도 바꿔준다. 예컨대 PG사업을 하는 통신사의 경우 고정자산 보유 비중이 높은 본업의 특성을 고려해 안전자산 보유 비중을 총자산 대비 10% 이상에서 평균 미정산잔액 대비 일정비율 이상으로 완화해준다.

금융회사와 IT회사 간의 제휴를 촉진하기 위해서 책임부담도 명확히 한다. 전자금융법을 개정해 사고책임 부담능력이 있는 비금융회사는 금융회사와 제휴해 서비스를 제공할 때 법적 공동책임자가 될 수 있도록 명시하는 것이다. 책임부담이 줄어든 금융회사가 보다 적극적으로 제휴에 나설 수 있다.

이와 관련 전자금융업자가 소비자 배상책임을 부담할 수 있도록 현재 1억~2억원에 불과한 사고 대비 책임이행보험 가입 최저한도를 더 높일 예정이다.

인터넷 전문은행은 '은산분리 원칙'(은행과 산업자본 분리)과 조화방안, 자본금 요건이나 업무범위 조정 등 보완방안을 검토키로 했다.

손병두 금융위 금융서비스국장은 "기존 금융상품과 차별화된 다양한 금융서비스가 다양한 채널로 제공됨에 따라 소비자의 금융상품 서비스 선택의 폭이 크게 확대될 것"이라며 "금융사도 자율적·창의적 서비스 개발을 통한 수익원 다양화, 차별적 경쟁력 확보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금융당국은 법률 개정사항은 상반기 내 국회 제출을 완료하고 하반기 중에 상위법령 개정에 따른 하위법령 정비를 추진할 계획이다. 상반기에 제2차 IT·금융융합협의회도 새롭게 구성·운영해 상시적으로 핀테크 관련 사업자와 금융회사의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