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銀 "2월17일까지 통합협상 마무리"…노조에 공개제안

사진=뉴스1

외환은행 경영진이 노조에 하나은행과의 통합을 위한 협상을 2월17일까지 마무리하자고 제안했다. 외환은행 경영진이 노조와의 협상일정을 공개적으로 제안한 것은 처음이다. 외환은행 일선 직원들을 중심으로 실리를 취하는 노사협상이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어 노사협상의 향방 역시 관심사다. 외환은행 경영진은 통합절차와 별도로 노사협상에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외환은행은 하나은행과의 통합의제와 관련해 세부 협의일정을 노조에 제안했다고 28일 밝혔다. 김한조 외환은행장의 명의로 노조에 발송된 공문에 따르면 경영진이 제안한 협상 마무리 시점은 2월17일이다. 설 연휴가 시작되기 전 지난 2012년 체결된 '2.17 합의서'를 대체할 새로운 노사 합의서를 체결하자는 것이다. 합의서에는 통합원칙과 인사원칙 등이 포함된다.


경영진은 2월17일까지의 일정을 구체적으로 나열했다. 2월3일까지 점포 통폐합 등 고용안정에 대해 협상하고, 2월10일까지 교차발령 등 인사·근로원칙을 정하자는 내용이다. 통합은행명 선정을 위한 기본원칙은 2월12일까지 결정하자고 제안했다. 이 같은 일정 등을 거쳐 2월17일에 합의서를 체결하자는 게 경영진의 입장이다.

경영진의 입장과 별개로 노조도 이미 협상일정을 제안한 상황이다. 1월13일부터 협상을 시작해 3월13일에 협상을 마무리하자는 내용이다. 실제로 외환은행 노사는 지난 14일 협상을 시작했다. 하지만 이후 노사관계가 꼬이면서 협상은 또 다시 중단된 상황이다. 외환은행 경영진이 노조에 협상일정을 제안한 것도 꼬인 노사관계를 풀기 위한 조치다.

경영진은 협상일정 뿐 아니라 실무협상단 구성 역시 노조에 제안했다. 사측 협상대표단으로는 인사부장, 인력개발부장, 노사협력부장, 전략기획부장 등 4명의 실무부서장이 선임됐다. 경영진은 노조도 실무위원 4명을 노조측 협상대표단으로 구성해줄 것을 요구했다. 실무협상단 구성이 완료되면 매일 오후 3시에 모여 회의를 진행하자는 의견도 제안했다.


현재로서는 외환은행 노조가 경영진의 제안에 즉각 반응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 하나금융지주가 지난 19일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통합을 위한 예비인가 신청서를 제출한 이후 외환은행 노조는 연일 경영진을 비판하고 있다. 하지만 외환은행 일선 직원들은 사내 인트라넷을 통해 노조의 행보에 의문을 표시하며 실리를 취하는 협상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하는 상황이다.

외환은행 관계자는 "은행 임직원들은 노사간 협상 결렬을 선언하고 장외 투쟁에 집중하는 노조가 은행 내부에서 대화와 협상에 나서야 한다는 입장"이라며 "조직과 구성원을 위한 진정성 있는 대화에 나서줄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