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EA 넥슨, 피인수 기업은 어떻게 됐나?

넥슨 M&A 현황

한국 온라인 게임산업에서 M&A를 이야기할 때 넥슨을 빼면 알맹이가 모두 빠진다.
2004년 메이플스토리의 개발사 위젯을 시작으로 한 넥슨의 M&A 스토리는 2008년 '던전앤파이터'의'개발사 네오플을 4000억원에 인수하면서 새로운 국면에 접어든다.

2010년에는 엔도어즈와 게임하이(현 넥슨지티)를 인수하며 히트작 제조기 김태곤 상무의 개발팀을 거느리게 됐고, '서든어택'이라는 국내 최고 인기 타이틀의 사업권도 확보한다. 2011년에는 온라인 농구게임 프리스타일로 주가를 높이던 JCE(현 조이시티)도 품에 안았다. 2013년에도 넥슨의 첫 게임 '바람의나라'를 개발한 정상원 사장(현 넥슨 신규개발총괄 부사장)의 띵소프트와 위클레이를 인수했다.


넥슨은 세계 최초로 그래픽 온라인 게임 바람의나라를 만들었지만 개발 공백이 심각한 상황에 처했다. 송재경, 정상원 등 이를 만든 핵심 개발자가 모두 이탈했기 때문이다. 넥슨의 M&A 전략은 여기서 생겨난 개발 공백을 채우기 위한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넥슨이 인수한 주요 기업들이 모두 개발력이 탄탄한 개발 중심 업체라는 점을 봐도 충분히 알 수 있다.

그렇다면 넥슨이 인수한 기업은 넥슨의 탁월한 라이브 능력을 통해 승승장구했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절반의 성공'이다.

우선 게임하이와 네오플. 넥슨에 인수되기 전 양사가 서비스하던 '서든어택'과 '던전앤파이터'는 대성공했다. 하지만 게임하이는 넥슨이 인수한 이후 신작 개발 일정이 계속 늦춰지며 아직 서든어택의 후속작 '서든어택2'는 아직 나오지 못하고 있다.


네오플도 던전앤파이터 이후 '사이퍼스'를 통해 일정 부분 성공을 거두기는 했지만, 던전앤파이터의 영광을 이어가기에는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거상', '임직록', '아틀란티카' 등 꾸준한 히트게임을 선보였던 엔도어즈는 넥슨에 인수된 이후에도 활발한 개발 활동을 보여줬다. 유니티 엔진을 이용한 PC-스마트폰 연동게임 '삼국지를 품다'와 모바일 게임 '영웅의 군단' 등을 독자 개발작품을 꾸준히 내놓으며 '개발명가'의 전통을 이어오고 있다.

조이시티는 프리스타일 이후 모바일 게임 '룰더스카이'를 대성공시키며 모바일 게임사로 변신을 시도한다. 온라인 게임에서 프리스타일의 축구 버전 ‘프리스타일 풋볼’을 내놓기도 했다.

하지만 넥슨은 2013년 조이시티의 보유지분 14.72%를 진대제 전 정보통신부 장관이 운용하는 스카이레이크 펀드에 매각하며 2대 주주로 물러났다. 물론 넥슨은 조이시티 대표자리에 조성원 전 엔도어즈 대표이자 넥슨 CSO를 선임해 영향력을 유지하고 있다.

온라인 게임업계 관계자는 "넥슨은 당장 매출이 잘 나오는 업체를 인수한 경우에는 이를 극대화하는 한편, 잠재력이 있는 회사를 인수한 경우에는 조금 인내심을 가지고 새로운 작품이 나오기를 기다려주기도 한다"며 "엔씨소프트에 대한 적대적 M&A가 성사된다면 어떤 정책을 펼칠지 짐작하기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