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통화완화 장기화 따른 한계기업 구조조정 지연 유의"

머니투데이

권다희 기자

한국은행이 통화정책 완화기조 장기화에 따른 금융불균형 심화와 한계기업 구조조정 지연 가능성에 유의하겠다고 밝혔다. 물가가 목표치를 장기간 밑돌고는 있지만 물가목표 달성만을 위해 기준금리를 큰 폭 인하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도 반복했다.

한은은 이날 인플레이션 보고서 중 통화정책 운영과 관련해 "성장세 회복을 지원하는 한편 금융안정에도 유의해 통화정책을 운용해 나갈 것"이라며 "통화정책 운용 과정에서 주요국 통화정책 변화, 가계대출 증가세 확대 등 국내외 위험요인의 전개상황과 이에 따른 금융 및 경제 상황 변화를 면밀히 점검하겠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은은 "통화정책 완화기조 장기화가 금융불균형 심화, 한계기업 구조조정 지연 등으로 이어질 가능성에 유의하겠다"고 덧붙였다. 금융불균형이란 가계부채 증가 등을 의미한다. 가계부채는 지난해 8월 정부의 부동산 규제 완화와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가 맞물리며 급증해 왔다.

또 저물가가 장기간 이어지고 있지만 물가를 높이기 위해 통화완화를 급격히 확대하는 게 바람직하지 않다는 기존 입장도 다시 한 번 확인했다.

한은은 이날 보고서에서 소비자물가가 10분기 연속 중기물가안정목표(2.5~3.5%)를 하회 한 것과 관련해 "경기부진으로 수요측면 인플레 하방압력이 지속된 가운데 공급측면에서도 농산물과 석유류 가격 약세가 장기간 이어져 저인플레 상황이 지속됐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한은은 "저인플레가 공급측면에서의 하방압력이 주된 요인인 점, 가계부채 증가세와 자본유출입 변동성 확대 등 금융면에서의 리스크 증대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해 물가안정목표 달성만을 위해 기준금리를 큰 폭 인하하기보다 기준금리를 비교적 낮은 수준에서 유지하되 성장장과 물가 금융안정을 균형있게 고려할 것"이라고 밝혔다.

소비자물가는 2013년 이후 1%대 초반의 낮은 오름세가 이어졌으며, 2012년 3분기 이후 10분기 연속 목표를 하회했다. 한은은 지난 2013년 5월, 지난해 8월과 10월 기준금리를 25bp 낮춰 연 2.0%로 하향조정했다.

한편 한은은 올해 소비자물가가 상반기와 하반기 각각 1.2%, 2.5% 상승해 연평균 1.9% 오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