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비스 블록딜, 주관사 수수료는 127억원

머니투데이

김남이 기자

현대차그룹 정몽구 회장과 정의선 부회장의 현대글로비스 지분 매각으로 주관사들이 127억원의 수수료를 받는다.

8일 금융투자(IB)업계에 따르면 지난 5일 1조1576억원(502만2170주) 규모의 글로비스 블록딜이 성사되면서 주관사인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과 NH투자증권은 총 127억원의 매각 수수료를 받는다.

수수료는 매각 총액의 110bp(bp는 0.01%포인트)로 제일모직과 삼성SDS 등 최고 난이도의 상장 수수료 수준이다. 수수료는 씨티증권과 NH증권이 6대4의 비율로 각각 76억원, 51억원을 가져간다.

현대차그룹의 글로비스 블록딜은 지난달 12일 처음 시도됐다. 현대차그룹은 정 회장 지분 4.8%, 정 부회장 지분 8.49% 등 총 13.39%의 지분을 팔아 정 회장 부자의 지분을 30% 미만으로 낮춰 일감 몰아주기 규제를 피하고 경영권 승계를 위한 현금도 확보한다는 계획이었다.

당시 주관은 씨티증권이 단독으로 맡았고 제시된 주당 할인율은 12일 종가(30만원)보다 7.5∼12% 낮은 주당 26만4000∼27만7500원이었다. 거래 총 금액은 1조3258억~1조3936억원 수준이었다. 하지만 첫 번째 시도는 투자자 모집 실패로 무산됐다.

블록딜 실패에 시장은 현대글로비스 매도로 반응했다. 현대글로비스는 지속된 주가 하락세에 지난달 21일에는 22만5500원까지 떨어졌다. 블록딜 시도 전과 비교해 24.8% 하락한 수준이다. 시가총액으로 환산하면 블록딜 시도 전에 비해 2조7940억원이 증발했다. 정몽구 회장 부자의 지분(43.4%) 기준으로는 1조2122억원의 가치가 사라졌다.

현대차그룹은 1차 블록딜 시도 때 국내 기관 투자자들의 참여가 저조했던 점을 감안해 NH증권을 주관사로 추가했다. 또 대주주의 지분매각 금지 기간도 6개월에서 2년으로 늘렸다. 씨티증권은 1차 블록딜 실패의 책임을 지고 블록딜 물량이 전량 소진되지 않으면 잔여 물량을 전부 인수하기로 했다.

2차 블록딜은 5일 종가(23만7000원)에서 2.74% 할인된 23만500원에 전량 매각됐다. 다만 주가가 그동안 21% 하락해 1차 블록딜 때 제시된 매각가보다 1680억~2360억원 손해를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