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北, 대량살상무기 개발…유엔회원국 기본적의무 위반"

(서울=뉴스1) 김승섭 기자 =

조태열 외교부 2차관. 2014.6.20/뉴스1 © News1

정부는 4일 북한의 핵무기 개발에 대해 "유엔 회원국의 가장 기본적인 의무를 위반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조태열 외교부 제2차관은 이날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유엔 군축회의(CD) 기조연설을 통해 "정치, 경제수준, 개인이 자유와 존엄 등 거의 모든 측면에서 남북한 간에는 현격한 차이가 존재하는데 가장 근본적인 차이는 북한이 유엔 회원국의 가장 기본적 의무, 즉 평화 애호 의무를 위반하면서 대량살상무기(WMD)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다는 점일 것"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


조 차관은 "북핵 문제는 국제 비확산 체제에 심각한 위협이고 이 문제의 완전한 해결은 동북아시아의 평화뿐만 아니라 국제 군축·비확산 체제의 신뢰성 측면에서도 중요하다"며 "북핵 해결을 위해 우리는 6자회담 참여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와의 긴밀한 협력을 토대로 대화와 협상을 통한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비가역적인 비핵화(CVID)를 위해 다양한 노력을 계속 경주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국제사회는 북한이 핵프로그램을 포기해야 하며 핵보유국 지위를 가질 수 없다는 명확하고 일관된 입장을 견지해왔다"면서 "북한이 국제사회의 목소리에 호응해 진지한 자세로 의미있는 비핵화 협상에 조속히 복귀하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전날 리수용 북한 외무상이 CD에서 연설한 것을 언급하며 "자신의 입장을 설명하려는 노력은 평가하지만 북한이 연설 장소를 제대로 선택한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며 "CD는 군비 증강이 아니라 군비 축소를 통해 평화를 달성하기 위해 만들어졌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조 차관은 "특히 북한의 '핵보유국' 지위 주장에 대해서는 '부정한 행동에서는 권리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법언을 인용하고자 한다"며 "국제사회는 가장 노골적인 핵 확산 사례로 알려진 국가에게 결코 어떠한 지위도 부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 차관은 "명백히 현존하는 핵 위협을 가하는 국가가 연례적인 방어적 성격의 훈련을 자신에 대한 '핵전쟁 연습'이라고 부르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말했다.

앞서 리수용 외무상은 연설에서 "한국과 미국의 합동 군사훈련은 전례 없이 도발적인 요소를 가지고 있으며 전쟁 촉발의 가능성을 매우 높이고 있다"며 "이로 인해 한반도는 일촉즉발의 핵 화약고가 됐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은 이 같이 커지고 있는 미국의 핵 위협을 극복하기 위해 핵 억제력을 확장할 수밖에 없다"며 "현재 북한은 미국을 단념시킬 힘과 필요시 선제적인 공격을 할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조 차관은 "역사적으로 볼 때 북한은 오래가지는 못했으나 전략적인 결정을 과거 두 차례 내린 적이 있다"며 "1970년대 동서 데탕트 시기, 냉전 종식 이후 1990년대 초였는데 이는 남북 관계의 실질적 변화 기회가 거의 20년을 주기로 한반도에 도래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탈냉전 이후 20여년이 흘러 역내 지정학의 지각변동을 맞이한 지금 북한은 다시 한 번 어렵지만 전략적인 결단을 내려야한다"며 "우리는 북한이 그만한 지혜와 용기를 발휘할지 지켜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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