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스포츠펀드 조성…창투사 투자영역 스포츠로 확대

지난해 11월 열린 '스포츠산업 잡 페어'

창업투자회사(이하 창투사)가 스포츠산업에 투자하는 벤처펀드(창업투자조합)를 빠르면 상반기 안에 조성, 투자에 나선다. 해외 유명 프로축구단과의 친선 경기를 유치하거나 스포츠 용품 개발사업 등에 참여해 수익을 나누는 구조다. 이처럼 창투사가 스포츠 분야 투자를 위해 펀드를 조성하는 건 첫 사례로 스포츠산업 활성화에 마중물이 될 것으로 관련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2일 문화체육관광부 및 중소기업청에 따르면 정부는 최근 '창업투자회사 등록 및 관리규정'을 개정해 창투사의 스포츠산업 관련 프로젝트 투자를 허용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문체부는 정부의 벤처투자금인 '모태펀드' 운영사인 한국벤처투자와 함께 공동으로 펀드를 조성하기로 했다. 문체부 예산 200억원과 모태펀드와 민간에서 나머지 140억원을 모아 총 340억원 규모로 운용된다. 만기는 8년이다. 문체부와 한국벤처투자는 지난달말 보광창업투자와 유티씨인베스트먼트를 운용사로 선정했다. 보광창투와 유티씨인베스트먼트는 6월말까지 펀드 조성을 완료한 뒤 하반기부터 투자대상을 물색할 계획이다.

창투사 스포츠관련 프로젝트 투자가 허용된 후 처음 조성되는 펀드여서 관심을 끈다. 문체부는 성과에 따라 펀드 조성을 확대해나간다는 방침이다.

문체부 관계자는 "펀드 조성이 완료된 후 구체적인 투자 사업이 확정되겠지만 현재로서는 스포츠 이벤트를 유치한 뒤 판매권을 나누는 사업과, 유망한 프로선수를 육성하는 에이전시 등에 투자하고 스포츠 용품의 R&D(연구·개발)사업을 지원한 뒤 수익을 배분하는 형태가 가능하다"며 "첫 사례인 만큼 성과를 지켜본 뒤 투자를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스포츠펀드 조성 등을 통해 올해 스포츠산업 시장 규모를 지난해보다 3조원 이상 늘린 43조2000억원으로 육성할 방침이다.

근거법이 생긴 만큼 창투사가 스포츠 프로젝트에 투자한 금액에 대해선 투자 의무비율(자본금과 펀드 출자액의 40%이상)로 인정받을 수 있고 양도차익과 배당소득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된다. 다만 스포츠 이벤트나 개발사업 등 특정 프로젝트에 대한 투자만 포함되고 스포츠기업이나 프로구단 등의 지분 인수는 제외된다.

프로젝트 투자로 한정돼 있어 수익성 여부는 미지수다. VC업계 고위 관계자는 "그동안 스포츠 산업은 투자가 거의 이뤄지지 않은 불모지로 성장잠재력이 있고 창투사의 투자 영역이 넓어졌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다만 아직까지 수익성 검증이 이뤄지지 않은 만큼 첫 펀드가 어떤 성과를 내는지에 따라 VC업계의 추가 진출 여부가 갈릴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