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치료·수명연장 '인류난제' 해결에 도전한다

지난해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면역치료제연구센터 최인표 박사팀은 서울아산병원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선천적인 면역세포인 NK세포를 이용한 난치성 암(불응성 급성 골수성 백혈병) 효과에 대한 임상 2상 시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반일치 골수이식 후 NK세포를 투여할 경우 투여하지 않은 환자그룹에 비해 재발률이 절반 수준으로 낮았으며 환자 생존율은 7배나 증가했음을 확인했다. 즉, 난치성 암 환자에게 반일치 골수이식 후 자연살해세포를 주입할 경우 재발을 줄이고 생존율은 증가시킨다는 사실을 밝혀낸 것이다.


이 연구결과는 NK세포의 암 치료 효력을 임상적으로 입증해 난치성 암에 대해 새로운 치료법을 제시했다는 평가다.

선천적면역세포 NK세포를 이용, 난치성 암(불응성 급성 골수성 백혈병) 정복에 도전하고 있는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면역치료제연구센터 최인표 박사(사진 왼쪽에서 두번째) 연구팀의 실험실 모습./사진제공=한국생명공학연구원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은 국내 유일의 바이오 분야 전문 정부출연 연구원이다. 이번 성과는 인간의 질병 치유 및 수명 연장, 식량의 대량생산 등 인류의 난제에 도전해 거둔 결과물이다.

연구원은 앞으로도 굵직한 성과를 낼 것으로 기대한다. 우선 국내 제약 기업과 협력해 국내 자생식물(산꼬리풀)을 활용해 개발한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치료제가 미국의 FDA(식품의약국) 임상 2상에 진입했기 때문.


천연물의약연구센터 오세량 박사 연구팀이 진행하고 있는 이 치료제는 기존 스테로이드제제의 흡입식 치료제보다 항염증 효능이 뛰어나고, 부작용을 최대한 줄인 안전한 천연물 경구제형으로 개발 중이어서 주목받고 있다.

또 노화제어연구센터 양시영 박사 연구팀은 미국 공동연구진과 함께 자가면역 내분비대사질환 치료에 효과적인 조절T세포(Regulatory T cell) 역할을 규명해 냈다. 이 연구를 통해 성인 유래 조절T세포와 신생아 유래 조절T세포가 면역억제 활성이 다르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특히 신생아 유래 조절T세포에 의해 제1형 당뇨병이나 자가면역 췌장염과 같은 자가면역 내분비·대사질환이 효과적으로 억제될 수 있음을 확인해 치료제 개발에 크게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된다.

바이러스감영대응연구단의 송대섭 박사 연구팀은 개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H3N2)를 효과적으로 예방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해 국내 기업에 이전하는 성과도 냈다.

이 바이러스는 조류에서 유래된 것으로 개로부터 고열, 기침, 폐렴 등을 유발하는 급성 전염성 호흡기 질병이다. 지난 2007년 세계 최초로 국내에서 발병이 보고돼 유행병으로 토착화되고 있다. 사람이 개와 같은 반려동물로부터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전염된 사실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하지만 추후 인수공통감염병으로 확산이 우려돼 이 기술이 대응기반 구축에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다.

연구원의 오태광 원장은 “기초연구에서부터 보건의료, 식량증산, 바이오신소재 및 신에너지 개발, 미래 먹거리 분야로 주목받는 바이오분야에 이르기까지 인간의 본질적인 질문에 대해 답을 찾는 연구에 주력, 성과를 내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