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포인트]멈춘김에 쉴뿐…"상승여력 더 있어"

지난 주 코스닥의 내츄럴엔도텍 (2,540원 ▼50 -1.93%)의 '가짜 백수오' 파문으로 출렁였던 코스피·코스닥 양대시장이 안정을 찾아가는 모습이다.

코스피는 장 초반 약세로 전환했으나 낙폭은 제한적인 상황이다. 코스닥은 강한 상승탄력을 보이며 나흘만에 반등을 시도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내츄럴엔도텍으로 불거진 증시변동성은 이제 잦아드는 단계로 접어들었다고 평가한다. 또 코스피의 약보합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국내증시의 상승추세는 살아있다고 강조한다.


27일 오전 11시13분 현재 코스피는 전일 대비 0.12% 내린 2157.18을 기록하고 있다. 장 초반 고점(2169.14, +0.43%)에 비해서는 낮지만 저점(2155.46, -0.2%)도 약보합권일 뿐 약세라고 지칭하기에도 애매한 수준이다.

올해 상승장세를 이끌어 온 외국인의 자금도 여전히 견조하게 유입되고 있다. 현재 외국인은 코스피에서 1278억원을 순매수하며 15거래일째 매수우위 기조를 지속 중이다. 개인이 191억원, 기관이 1141억원을 순매도하고 있다. 연일 매물을 내놨던 투신(-576억원)은 물론이고 최근까지만 해도 우군 역할을 맡아왔던 연기금이 이날도 178억원을 순매도, 나흘째 매도우위라는 점이 눈에 띈다.

코스피는 내츄럴엔도텍 파문이 발생한 22일부터 사흘간 연속으로 장중 35포인트 이상의 출렁임을 나타낸 바 있다. 아직 오전시간이 끝나지 않은 상황이지만 현재 코스피의 고점-저점간 격차는 13.6포인트 정도에 불과하다.


증권가에서도 이날 코스피 약보합 전환에 대해 지난주 코스피가 3년9개월래 고점인 2170선을 돌파한 이후 단기적으로 매물소화과정을 거치는 것일 뿐 크게 우려할 사항이 아니라는 평가를 내놓는다.

김학균 대우증권 투자전략부장은 "지수로만 보면 코스피의 상승행진이 다소 멈췄지만 여전히 가격메리트가 남아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며 "기대치 이하의 실적을 내놓은 포스코, 현대차 등 철강·자동차 주요주들의 주가가 최근 쉬어가는 국면에서 강한 상승탄력을 보였던 점에서 이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의 쉬어가는 국면은 주도주의 가격부담이 높아진 상황에서 나타나는 순환매 때문이라는 설명도 있다. 유동성이 여전히 풍부한 상황에서 매기가 주도주-소외주를 오가며 확산된 후 코스피는 다시 상승세로 돌아설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내츄럴엔도텍 여파가 다소 잦아들기는 했지만 국내증시의 밸류에이션에 대한 민감도가 커진 것은 사실"이라며 "내츄럴엔도텍 사태가 매기를 주도주에서 소외주로 옮아가도록 하는 역할을 해줬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올해 상승장세를 이끌어 온 동력이 훼손되지 않은 상황이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는 당부의 의견도 나온다. 김형렬 교보증권 매크로팀장은 "올해 장세는 유동성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고 현재도 같은 기조로 코스피가 상승하고 있다"며 "너무 많은 변수를 감안해 일시적으로 쉬어가는 장세를 하락추세 진입으로 오인할 경우 투자판단이 되레 흐려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3월 중순 이후 국내증시 자체가 급등한 상황에서 일시적 기술적 조정은 투자자들이 감내해야 할 몫"이라며 "증시조정을 초래할 각종 대내외 변수들이 상존해 있지만 생호한 악재가 아니기 때문에 미리 크게 우려할 내용도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코스피가 최근 고점인 2170선을 넘어 2011년 5월초의 사상 최고점(2228.96)을 돌파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자금줄이 유입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대우증권의 김 부장은 "삼성전자가 올 1분기 시장 전망치를 웃도는 영업이익을 내놨지만 그 규모는 5조9000억원선으로 과거 한창 호황기였을 때인 분기 10조원선에 훨씬 못 미친다"며 "현재 실적수준에서 신고가를 뚫어줄 것이라고 기대하기는 어려운 가격수준에 이미 삼성전자가 도달했다는 얘기"라고 말했다.

그는 "코스피가 3년9개월 박스권을 돌파했다는 점은 의의가 있지만 과거 박스권 장세 때도 외국인이 강하게 사고 일시적으로 국내기업 이익이 서프라이즈를 달성하는 등 모습은 있었다"며 "시장전체의 추가상승 여부는 가계자금 유입이 얼마나 본격화될지에 달렸다"고 전망했다.

또 "이미 펀드자금이 줄어들고 직접 투자를 위한 투자자예탁금이 늘어나는 등 국내 가계자금이 조금씩 증시로 흘러들어오는 징후가 확인되고 있다"며 "시중금리 1%대 시기에 실제로 국내 유동성이 증시로 유입될지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