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급호텔 빙수 극과 극... 8만원 vs 8000원

8만원에 판매하고 있는 동페리뇽 빙수/사진제공=JW메리어트동대문호텔

#특급호텔에서 샴페인 ‘동페리뇽’ 한 잔 가격은 6만5000원(세금·봉사료 포함) 선이다. JW메리어트호텔동대문에서는 이 글래스와인을 고객이 테이블에서 직접 눈꽃얼음에 부어 먹는 ‘동페리뇽 빙수’로 판매한다. 가격은 8만원으로 많이 팔릴 때는 하루에 10그릇이 판매되고 있다. 본격적인 빙수철이 오면 인기가 더 올라갈 것으로 기대했다.

#지난해 특급호텔 빙수의 최대 이슈는 애플망고빙수였다. 절대 가격으로는 동페리뇽빙수가 더 높지만, 서울 신라호텔은 애플망고빙수를 4만2000원에 팔아 실질적으로 최고가 빙수로 주목받았다. 비쌀 때는 1kg에 10만원까지 하는 제주산 애플망고를 듬뿍 얹어주는 것으로 입소문이 나 7~8월 여름 주말에는 하루 100그릇 이상씩 판매 됐다. 올해는 아직 판매를 개시하지 않았다.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특급호텔 빙수가 주목을 끌고 있다. 시중 빙수 전문점 프리미엄 빙수가격이 8000원~1만5000원인데 반해, 특급호텔 빙수는 3만~4만원 사이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호텔 업계에서는 고가의 쇄빙기를 사용하고, 제주산 애플망고 등 고급 식재료를 사용해 차별화를 추구하고 있다는 것을 가격대 형성의 이유로 꼽는다. 양이 2~4인 기준이어서 1인당으로 계산하면 1만 원대라는 설명이다.

롯데호텔서울은 신라호텔과 마찬가지로 원재료의 맛과 망고양에 치중한 애플망고빙수를 판매하고 있다. 가격은 3만9000원. 망고빙수가 화제이지만 단팥빵 등이 유명한 롯데에서 더 인기 있는 장수 메뉴는 팥빙수다. 3만2000원.

남산 그랜드하얏트서울은 망고, 초컬릿, 블루베리앤딸기 등 빙수를 재료에 따라 2만8000~3만2000원 사이에 판매하고 있다. 콘래드호텔은 연유대신 코코넛밀크를 곁들인 망고빙수는 4만2000원에 판매하고 있다.

사진 왼쪽은 코트야드의 하와이풍 빙수 '쉐이브 아이스', 오른쪽은 코코넛밀크를 넣은 콘래드 망고빙수/사진제공=각사

망고빙수 외에 독자적인 재료로 인기를 끌고 있는 특급호텔도 있다. 파크하얏트서울은 월악산 통벌꿀을 이용한 허니빙수가 유명하다. 진한 우유 얼음을 아주 곱게 갈아 맛도 깊고, 빙수를 먹는 동안 잘 녹지 않는 것도 특징이다. 가격은 3만6000원이다.


고가의 빙수만 있는 것은 아니다. 시중 전문점과 비슷한 가격대로 내놓은 곳도 있다.

더플라자 에릭케제르에서는 얼그레이 빙수에 과일 등을 얹어 8500원에 판매하고 있다. 쉐라톤그랜드워커힐호텔은 자몽, 라즈베리, 청포도 등 생과일을 얼려 이를 갈아서 토핑으로 올린 빙수를 1만5000원부터 새롭게 선보였다.

코트야드바이메리어트 서울타임스퀘어 빙수메뉴 ‘클래식 쉐이브 아이스’는 1만9000원이다. 하와이풍 빙수로 미국 오바마 대통령이 즐겨먹는 여름 디저트로도 유명하다.

전하나 콘래드서울 홍보 담당자는 "외국인 셰프가 있는 호텔에서도 한국 디저트 ‘빙수’가 중요하기 때문에 메뉴개발에 신경을 쓰고 있다"며 "특히 젊은층 고객 유입과 이미지 제고 효과가 높아 공을 들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