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오션 하림 대신 대기업에 팔자" 소액주주 주장 

팬오션 감자를 반대하는 소액주주들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하림-JKL컨소시엄 대신 대기업에게 다시 매각해야 한다고 주장해 논란이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공개경쟁입찰에 참여하지 않은 기업이 재매각에 다시 참여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힘들다고 보고 있다.

27일 팬오션 소액주주권리찾기 인터텟 카페에 따르면 소액주주들은 감자안이 담긴 회생계획안과 함께 하림의 팬오션 인수를 반대하고 있다. 지난 19일까지 팬오션 관계인집회 참여 신고를 받은 결과 9000만여주의 주식 가운데 소액주주측은 우호지분 4000만주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변경회생계획안은 관계인 집회에서 채권자의 3분의 2, 주주의 2분의 1 동의를 거쳐야 확정된다. 변경회생계획안을 반대하는 소액주주들은 9000만주의 50%인 4500만주 이상을 확보해 변경회생계획안을 부결시키고 새 인수후보를 다시 찾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팬오션 소액주주권리찾기 한 관계자는 "소액주주들은 하림 대신 CJ나 현대 등 대기업이 다시 인수하면 감자 없이 인수가 진행될 것으로 본다"라며 "하림의 인수를 무산시키면 주가도 더 많이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하림-JKL컨소시엄의 팬오션을 인수가 무산될 경우 새 인수 업체가 나타나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소액주주들의 주장대로 채권자의 추가 손실과 주주 감자 없이 매각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하림-JKL컨소시엄이 제시한 1조80억원보다 더 많은 금액을 제시해야 하는데 이 돈을 가지고 팬오션을 인수할 곳을 찾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하림-JKL컨소시엄만 팬오션 본입찰 때 단독으로 참여한 것도 가격 문제가 상당부분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법원에서는 8500억원 이상의 유상증자를 본입찰 참여 조건으로 내걸었는데 인수를 고려했던 업체들 대부분 가격에 부담을 느끼고 본입찰에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에서 법원의 강제인가 가능성을 언급하는 것도 팬오션의 재매각 성사 가능성이 크지 않아서다. 새 인수 후보자가 나타나더라도 인수까지 많은 시간이 소요돼 팬오션의 기업가치가 계속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팬오션이 자본잠식상태에서 벗어나 영업흑자를 내는 등 영업활동이 개선됐다고 하지만 회생절차를 밟은 기업으로 한계는 분명히 존재한다"며 "시간을 끌기보다 하루 빨리 회생기업에서 벗어나는게 팬오션에 긍정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팬오션은 지난 23일 주주에 대한 1.25 대 1 무상감자 내용의 변경회생계획안을 서울중앙지법에 제출했다. 변경회생계획안에 따라 채권단은 18%, 주주는 20%의 손실을 본다. 변경회생계획안 확정을 위한 관계인집회는 다음달 12일에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