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이·의선 남매, 이노션 IPO로 1900억 이상 확보

정성이 이노션 고문과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이노션 IPO(기업공개)를 통해 1900억원 이상의 자금을 손에 쥘 것으로 예상된다. 정 부회장은 이번 상장 뒤 보유 지분이 2%로 줄어든다.

2일 금융감독원 등에 따르면 이노션의 상장예정 공모가 희망밴드는 6만4000~7만1000원으로 정 고문과 정 부회장은 1920억~2130억원의 구주 매출 대금을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 고문과 정 부회장은 각각 160만1000주, 140만주를 상장 과정에서 매각한다.


이노션은 이날 한국거래소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 상장 뒤 예상 시가총액은 1조2800억~1조4200원이다. 대표 주관사는 NH투자증권이, 공동주관사는 KDB대우증권과 도이치증권·씨티글로벌마켓증권이 맡았다. 주식 공모 인수단으로 한국투자증권과 신한금융투자·하나대투증권·HMC투자증권이 참여한다.

총 공모금액은 밴드 하단 기준 3201억원이다. 오는 7월 1일~2일 이틀간 수요예측을 거쳐 공모가를 확정한 후 8일부터 9일까지 청약을 받는다. 상장 및 매매개시 예정일은 7월 중순이다.

남매인 정 고문과 정 부회장은 현재 이노션의 지분을 각각 40%, 10%씩 총 50% 보유하고 있다. 공정거래법은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의 경우 총수와 친족 지분이 30% 이상(상장사)인 계열사와 대규모로 거래하면 최대 매출액의 5%를 과징금으로 내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에 상장 과정에서 지분을 매각하면 정 고문의 지분은 27.99%, 정 부회장의 지분은 2%로 낮아져 일감몰아주기 규제를 피할 수 있다. 정 부회장은 이번 구주매출로 얻은 900억여원을 경영권 승계에 사용할 것으로 보인다.

정몽구재단도 이노션의 지분 10%를 보유하고 있으나 이는 오너 일가와 직접적 연관성이 없다는 판단이다. 이노션은 정 부회장과 정 고문의 지분을 매각하는 구주 매출 외에도 200만(10%)주의 신주를 발행한다.

업계 관계자는 "신주를 일부 발행하지만 이번 상장의 초점은 정 고문과 정 부회장 남매의 구주 매출에 맞춰져 있다"며 "이번 상장이 완료되면 일감몰아주기 규제가 풀려 현대차그룹의 광고 수주를 자유롭게 할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한편 지분 일부를 상장과정에서 내놓을 것이라고 예상됐던 모건스탠리프라이빗에쿼티(PE)와 스틱인베스트먼트 등 재무적투자자(FI)는 구주매출을 하지 않는다. 모건스탠리PE와 스틱은 각각 20%, 1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들은 지분 투자 기간이 1~2년밖에 안되는 만큼 상장 후 주가 추이를 본 뒤 자금회수에 나선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