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가 말했다. 운전대 그만 놓고 쉬어

[자료사진]구글의 자율주행차/사진=구글

"미래에는 친환경차와 스마트카에서 승부가 갈릴 것이다." 임태원 현대자동차 연구개발본부 중앙연구소 소장의 말이다.

임 소장은 2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열린 '2015 대한민국과학기술연차대회' 심포지엄에서 '자동차 산업에서의 미래기술 개발 동향'을 주제로 발표했다.


임 소장에 따르면 자동차 업계는 오는 2025년 미래형 자동차 기술로 '친환경차·고연비', '스마트카'로 꼽고, 기술 경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날 임 소장은 현대·기아차를 비롯해 해외 주요 자동차 생산업체들의 기술 로드맵을 구체적으로 소개했다.

◇브랜드별 자율주행 목표도 '제각각'

현대·기아차는 자율주행 차량 기술의 목표를 '지능형 고안전차'로 잡고 선행개발을 진행중이다.

올해 고속도로 및 저속 구간의 등의 부분적 자율주행 기술을 개발·검증하고, 오는 2020년애는 '한정된 구간 자율주행 및 주차', 2030년에는 '완전자율 주행' 기술을 완성시켜 나갈 예정이다.

[자료사진]현대차 에쿠스/사진=현대기아차

현대·기아차는 내년께 에쿠스 HDA(고속도로 주행 지원 시스템)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는 앞차와의 간격을 자동 유지하고 구간별 최고 속도와 과속 위험 지역을 파악해 속도를 자동 제어한다.


임 소장은 "높은 가격, 돌발 상황 대응, 관련 제도 정비 등 상용화를 위한 선결과제를 지속적으로 연구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경쟁사인 벤츠는 '가장 인텔리전트한 차'를 목표로 하고 있다. 오는 2019년 고속도로 부분 자율주행 기능을 선보일 예정이다.

폭스바겐·아우디 등 독일 자동차 브랜드는 '자율주행과 운전의 즐거움을 결합한다'는 목표로 2017년 고속도로 부분 자율주행 기능 개발을 마무리 짓는다는 구상이다.

[자료사진]자율주행차 모드에서 운전자가 책을 읽고 있다.

임 소장은 현대·기아차가 자율주행을 위한 종·횡 방향 인지·제어 기술의 안정성 검증을 통해 상용화를 추진중이라고 밝혔다.

종방향 ADAS(지능형운전자보조시스템)은 △운전자가 지정한 속도에 따라 전방 차량과 거리를 유지해 주행하는 기능 △충돌 위험시 비상제동을 통해 충돌 회피 및 완화하는 기능 △맞은편 혹은 선행차량의 광원을 인식해 자동으로 점등·소등하는 기술 △교통 표지판을 인식해 자동으로 속도를 제한하고 방향전환 및 추월하는 기능 등이다.

횡방향 ADAS는 흰선·중앙선 등을 센서로 인식해 차선 등을 유지하거나 경고하는 기능 △초음파 센서를 이용해 주차공간을 탐색해 주차를 지원하는 기능 △주차 공간에서 후진할 때 주변에 접근하는 차량 및 이동 물체를 감지하는 기능 등을 포함한다.

이와 함께 임 소장은 운전자 모니터링을 통한 부가 서비스 개발과 생체인식 기술을 통한 강화된 보안 기능 등이 향후 스마트카 구매 결정에 큰 영향을 끼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자동차 상태와 운행 정보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저장·분석하는 '카 클라우드'를 구현해 자동차 SW(소프트웨어)를 무선 업그레이드하고 모바일 앱을 통해 전기차의 배터리와 차량 정보를 확인하는 원격관리시스템 개발에 관심을 두고 있다고 전했다.

◇"수소차 보급 충전소 500개는 확보해야"

임 소장은 "현재는 내연기관의 효율화 및 연비개선 기술이 주목받고 있으나, 앞으로는 HEV(하이브리드), PHEV(플러그인하이브리드), EV(전기차) 단계를 거쳐 궁극의 친환경차인 FCEV(연료전지자동차)로 발전해 나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FCEV의 경우, 높은 부품가격과 수소 충전 인프라 부족이 장애요인이 되고 있다.

임 소장은 이에 대해 "현 20개 미만의 수소 충전소를 최소 500개 이상 확보 하고, 50g의 백금 사용량을 10g으로 줄일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해 원가절감을 이뤄야 상용화가 가능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현대·기아차는 친환경차 시장이 올해 220만대에서 2020년에는 640만대, 2025년에는 1720만대 규모로 급성장 할 것으로 예상했다.

임 소장은 "현대·기아차는 2020년까지 22개(HEV 12대, PHEV 6 대, EV 2대, FCEV 2대)의 친환경차 모델을 개발해 글로벌 2위권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연구소는 주로 CFRP(탄소섬유강화플라스틱) 저가화 연구를 중점 추진중이다. 승용차 경량화 10% 달성시 연비는 3.8%, 가속성능은 8% 향상의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게 임 소장의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