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 시대, 세금에서 답을 찾다

저금리 시대, 수익률 만큼이나 관심을 갖게 되는 것이 바로 세금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세후’ 수익률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는 것인데요, 금융소득에 대한 종합과세 기준이 낮아지면서 금융소득종합과세가 남의 일로 치부할 수 없는 상황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금융소득종합과세를 피할 목적이든 아니면 본인에게 적용되는 세금을 정확하게 알고 내고 싶은 목적이든 세금에 대한 관심이 꾸준히 높아지고 있음을 체감하는 요즘입니다.

하지만 최근 몇 년간 투자자의 구미를 당길만한 세제 혜택이 점점 줄어들고 있습니다. 안타깝게도 현재 남아 있는 것들 중에서도 가입 요건, 유지 요건 등이 까다롭고 실제 가입 한도 금액이 넉넉지 않아 세제 혜택만을 보고서는 쉽사리 투자할 수 없는 것들이 대부분입니다.


몇 가지 예를 들어 살펴보면 비과세 종합저축의 경우에는 가입 대상이 올해 기준 만 61세 이상자만 가입이 가능하고, 재형저축이나 소득공제 장기펀드의 경우에도 까다로운 가입 요건을 충족했다고 하더라도 각각 최소 7년, 5년을 유지해야 합니다. 세액공제 혜택을 주는 연금저축 또한 실제 연금으로 수령하지 않고 연금 외 수령을 하게 되면 연금소득이 아닌 기타소득으로 과세가 됩니다. 요건이 까다롭다는 얘기는 뒤집어 말하면 중도에 해지하는 등의 사유가 생길 경우 얘기치 못한 세금이 발생하거나 과세 혜택을 고스란히 반납하게 될 수도 있다는 말입니다.

김경남 세무전문위원

그런데 지난 6월 25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2015년 하반기 경제정책방향 주요과제’에서 투자자의 귀를 솔깃하게 할 만한 몇 가지 정책이 제시되었습니다.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와 ‘해외주식 투자전용 펀드(가칭)’가 바로 그것입니다.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는 다양한 금융상품을 하나의 계좌에 편입시켜 관리하면서 발생하는 이자, 배당소득에 대해 비과세를 적용하는 것을 골자로 합니다. 다만, 계좌 개설 연령이나 인당 투자 한도는 아직 검토 중에 있는 만큼 정확하게 예측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작년에 일몰된 세금우대종합저축이나 올해 말로 일몰될 재형저축의 빈자리를 대신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해외주식 투자전용 펀드도 주목할 만 합니다. 이번에 발표한 내용을 보면 가입기간은 도입일로부터 2년, 납입 한도 3천만원을 한도로 운용기간(최대 10년)동안 발생하는 주식의 매매·평가차익과 환차익에 대해 비과세 혜택을 부여할 예정입니다. 다만, 신규 출시 펀드에만 비과세 혜택이 주어지고 인당 납입 한도가 3000만원으로 제한되는 점은 과거 해외펀드 비과세 규정에 빗대로 볼 때 다소 아쉬워 보이는 부분입니다.


위 두 가지 정책은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이 두 가지가 투자자의 세후 수익률을 높여줄 것이라는 점입니다. 0.1%의 금리를 추종하는 것도 좋지만 요즘과 같은 시기에는 세금에서 답을 찾는 것이 더 현명한 방법입니다. 합리적인 투자자라면 올해 세법개정안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