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육청 "성추행 고교 학생들, 정신적 피해 심각"(종합)

머니투데이

최민지 기자

서울시교육청이 관내 고교에서 일어난 성추행·희롱 사건을 조사하기 위해 학생인권옹호관을 파견했다. 이와 별도로 피해 학생들에 대한 심리 치료도 검토 중이다.

김형남 시교육청 감사관은 30일 열린 기자단 브리핑에서 "학생인권옹화관실에서 피해학생에 대한 면담을 진행했다"며 "조사 결과 학생들의 정신적인 피해가 심각하다고 판단, 전문가의 심리치료 등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밖에도 시교육청은 감사관 조사를 끝내고 가해 교원에 대한 추가 조치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김 감사관은 "가해 혐의가 있는 것으로 파악된 교원은 총 5명이며 이 중 4명에 대한 피해자 진술을 확보했다"며 "가해 교사 중 동료 여교사를 추행하고도 별도 징계 없이 올 3월 1일자로 전근 간 A교사 역시 징계시효가 2년임을 감안하면 추가 조치가 내려질 수 있다"고 말했다.

가해자는 모두 50대인 것으로 확인됐다. 김 감사관은 "현재 혐의 의혹을 받고 있는 남교사 4명은 모두 50대이며 피해 여교사 중에는 20대도 있다"고 설명했다.

피해자 진술을 확보한 4명 중 전출조치된 1명을 제외한 3명은 모두 출근이 금지된 상태다. 김 감사관은 "이번 감사를 통해 피해자 제보가 신빙성이 있다고 판단된 2명은 지난 22일 직위해제 조치를 내렸고, 지난 4월에 학생 성추행 건으로 검찰 조사를 받고 있는 교원은 직위해제 기간(3개월)이 끝났지만 당분간 출근하지 못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서울시교육청 등에 따르면 서울 서대문구의 A고교에서는 2013년부터 총 3건의 성추행이 문제가 됐다. 지난해에는 한 남교사 B씨가 동료 여교사를 노래방에서 몸을 더듬는 등 성추행 한 일 때문에 타 학교로 전출됐다.

같은 기간, 진로진학 담당교사인 C씨가 1년 넘게 여학생 6명 이상을 성추행 한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았다. C교사가 진로 상담을 받으러 온 여학생을 끌어안고 허벅지를 만지는 등의 추행 혐의가 인정돼 경찰은 지난 4월 검찰에 C교사를 기소의견으로 송치했다.

이번에 시교육청에 민원이 들어온 D교사는 학생들의 성고충을 상담하는 책임교사다. D교사는 미술실에서 피해 학생의 허벅지와 팔, 가슴 등을 만진 혐의를 받고있다. 함께 민원이 들어온 E교사는 동료 여교사를 성추행하고 수업시간에 자신의 성적 로망을 얘기하는 등 성희롱적 발언을 일삼은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