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공개와 지분매각, 갈림길에 선 포스코에너지

윤동준 포스코에너지 대표이사 사장. /사진=포스코에너지

지난해 초부터 IPO(기업공개)를 검토해온 포스코에너지가 업황 악화로 인해 차질을 빚고 있다. 동시에 상장을 추진해온 계열사인 포스코건설이 외부 투자를 유치하며 상장작업을 중단하자, 포스코에너지도 지분매각 등의 자금조달 방안을 열어놓고 검토 중이다.

포스코에너지는 업황 악화에 따른 프리IPO 난항에 따라 연내 상장이 어려워지자 외부 투자 유치 등 다양한 자금조달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2일 밝혔다.


권오준 회장은 지난해 취임 일성으로 '철강 본원경쟁력 강화'를 내걸고 그룹 사업구조를 철강을 중심으로 소재·에너지·인프라·트레이딩의 4개 부문으로 재편할 방침을 정했다. 이에 따라 사업부문별 주요 계열사를 중심으로 한 구조개편을 진행하며 에너지부문의 핵심으로 포스코에너지를 지목한 바 있다.

국내 최대 민간발전사인 포스코에너지는 그룹 방침에 따라 2020년까지 설비용량을 5900MW까지 확대할 방침을 정하고 인천 LNG(액화천연가스) 복합화력발전소 7~9호기, 동양파워로부터 인수한 강원 삼척 2000MW규모 석탄화력발전소 등으로 덩치를 불리며 투자자를 끌어 모을 계획이었다.

하지만 전력공급과잉으로 인해 LNG발전 업황이 악화됐다. 2012년 60%대로 오른 국내 LNG복합발전소 가동률이 올해는 30%대로 떨어졌다. 그나마 선방하고 이는 포스코에너지의 인천 발전소 가동률도 올해 1분기 40%대에 그쳤다. 이에 따라 지난해 초부터 검토해온 프리IPO도 별다른 호응을 얻지 못하고 있다.


포스코에너지 관계자는 "포스코그룹의 재무구조 개선도 중요하지만, 시장 상황이 어려운데 무리해서 상장을 추진할 수는 없다"며 "당장 상장을 추진할 계획도 없고, 만약 지금부터 본격적으로 상장을 추진한다고 해도 연내 상장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대신 포스코에너지는 재무적 투자자 유치를 통한 자금조달 방안도 적극적으로 검토하기 시작했다. 이는 지난달 포스코건설이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 PIF에 지분 38%를 1조2000억원에 매각하며 자금을 조달한 데 따른 학습 효과다. 포스코건설 역시 상장을 추진하던 중 대규모 투자로 자금을 유치하며 상장 작업을 전면 중단했다.

포스코에너지는 현재까지 공식적으로 외부 투자유치 제안을 진행하고 있지는 않다. 하지만 포스코그룹 차원에서 끊임없이 마땅한 투자자가 없는지 국내외 투자자를 대상으로 탐색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LNG발전으로 매출의 90% 가량을 채우는 포스코에너지 특성상 LNG발전시장이 위축될수록 실적 성장 가능성도 낮아져 투자 매력이 떨어질 수 있다"며 "포스코에너지도 기업 가치를 낮춰가면서까지 무리하게 투자유치나 상장을 추진할 이유는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